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중도통합 논의 참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안 전 대표를 향해 지속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황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통합 시너지 극대화? 당권 지키기용?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진행 중인 보수·중도대통합 논의 참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황 대표는 '함께하자'는 시그널을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오면 좋겠다"라며 "오셔서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반민주독재 문재인 정권을 이겨내는 것이 대의다. 미워도 합치고, 싫어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전날(13일)에는 KBS '뉴스9'에 출연해 "안 전 대표도 통합 논의로 들어오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없었지만, 이제 간접적이지만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대화의 끈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14일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야권통합은 세력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며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 대결을 펼치자는 통합 논의는 새로운 흐름과는 맞지 않고, 절대 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이 파놓은 덫이자 늪으로 빠져드는 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국가 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며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 직간접으로 운영되는 대화 창구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황 대표는 지난13일 KBS '뉴스9'에 출연해 "안철수 전 대표도 통합 논의에 들어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안 전 대표 측의 부인에도 황 대표가 지속적인 구애를 펼치는 표면적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새로운보수당, 보수 시민단체,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 등과의 통합 논의로는 '도로 새누리당'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도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황 대표가 리더십에 대한 당 안팎의 도전을 회피할 카드로 안 전 대표를 포함한 통합 이야기를 지속해서 꺼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 진행되는 야권통합은 옛 새누리당 사람들이 뭉치는 모양새인데 국민에게 어떤 감동을 주겠나"라며 "현 한국당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 후 잔존세력(친박)이 남아 있다. 친박계 청산과 황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선다면 안 전 대표가 고민할 여지가 있겠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어 "황 대표가 총선까지 당권을 지키기 위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 정치를 붕괴시키기 위해 제3지대 정치를 지향하는 안 전 대표는 일단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와 당을 혁신하던지, 아니면 신당을 만들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안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고 손학규 대표는 뒤로 물러나는 형태로 바른미래당을 재건하는 쪽을 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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