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미국 유학 학비 지원방식이 불투명과 학비 지원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 "저는 아이들을 키울 때 본인이 자립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 내일모레 40살이다. 당연히 자립해야죠"라고 답해 청문회장을 웃게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
"부동산 부양으로 경제 활성화 않는 文정부 정책 가장 신뢰"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미국 대학원 학비 출처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본인이 학자금을 융자했다"며 일축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녀가) 미국 갈 때도 돈이 있었느냐. (자녀의) 인턴급여가 미미했을 것으로 본다. 배우자도 소득이 없는데 아이 키우면서 미국에서 소화할 수 있겠느냐"며 정 후보자 자녀의 미국 유학 학비 지원방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가 "제가 확인해보니 미국 로스쿨 수업료 비싸다고 하는데 일부는 장학금을 받고 나머지는 학자금 융자를 했다"고 답했다.
이에 당황한 김 의원이 "학자금 융자는 본인이 졸업하고 갚나"라고 묻자 "그렇다. 이미 취업하지 않았나. 또 말이 인턴이지 올해는 7만6000불 (벌었고)이고, 지난해 인턴 때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돈을 많이 받는 걸로 안다"고 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저는 아이들을 키울 때 본인이 자립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며 "또 제가 작년 말까지 부채가 상당히 있었다. 그런데 그 부채를 가진 사람이 엄청난 돈을 감당하기 어렵다. 본인이 해서 본인 책임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좀 의문이 든다. 개인 부채도 많이 있는데 자녀에게 한 푼도 돈을 지원 안 하면서 1년에 수천만 원 기부행위 하는 후보자를 봤을 때 자녀들이 원망스러웠을 것 같다"고 재차 묻자 정 후보자는 "대학까지 가르쳐줬지 않나. 그 이후는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해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제 아이들은 어린시절을 미국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때 국내로 들어왔다. 그 다음에 자신들이 진로도 결정하고 자신들의 책임으로 (해외로) 갔다. 최근에 미국 로스쿨에 갈 때도 사실 저는 취업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데 본인이 다시 공부해 로스쿨에 간 거다. 그래서 그 때도 '네가 하겠다면 네 책임으로 해라'고 했다. 그게 제 지론"이라고 했다.
이어 "이 친구가 지금 로스쿨을 다닌다고 하니까 젊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일모레 40살이다. 당연히 자립해야죠. 제가 다 가르쳐서 결혼까지 시켜줬는데 언제까지 빚 더 내서 도와주겠나"라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의혹 제기에 나섰던 김 의원도 "알겠다"며 수긍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녀의 해외 대학원 학비 자금 출처를 묻는 질의에 "자녀가 학자금을 융자했다"고 답했다. 이어 "자립은 교육 지론"이라고 하자 의혹을 제기하려던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알겠다"며 수긍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나경원 인사특별청문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간사. /국회=이새롬 기자 |
정 후보자는 또 공직자 재산등록 자료와 청문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상 채무 금액이 다르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경원 인사청문위 위원장이 은행 등을 통해 빌리는 게 통상적이라고 하자 "부자들은 그런 모양"이라고 답했다.
이에 지상욱 무소속 의원이 답변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제가 그간 형편 어려워 채무가 계속 유지됐다. 채무가 많은 게 부끄러워서 그랬다(그렇게 말씀드렸다)"며 미소를 보였다.
정책 검증도 이어졌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해 경기를 활성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신뢰한다고 꼽았다. 그는 "과거의 많은 정부들이 주택시장을 활성화해서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부동산 투기 양상이 벌어지면서 국가경쟁력이 좀먹는다. 부동산이 올라가면 기업의 코스트(비용)가 올라가는 것이고, 노동자 코스트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정부가 한 정책 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것은 부동산을 통해 경제 활성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이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꼭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는 계속 일정한 주기로 반복돼왔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말 단절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기를 잡는 노력이 이 정부의 가장 현실적이면서 당면한 최대 과제로 알고 이를 꼭 성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선 "균형 감각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만 예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우리 형편에 맞게 어떻게 에너지 믹스를 만들 건가. 그래서 국민에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종합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산업자원통상부 (장관) 경험을 살려 좋은 정책을 만들어보려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