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7~8일 열린다. 자유한국당은 삼권분립 훼손 지적부터 세금탈루 의혹, 논문 표절 의혹 등 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0일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 후보자. /이선화 기자 |
與 "문제 없다" vs 野 "철저 검증" 격돌 예고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회가 7~8일 이틀간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삼권분립 훼손 문제부터 세금 탈루와 표절 의혹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정 후보자에 대한 쟁점은 ▲삼권분립 훼손 우려, ▲정 후보자 친형의 금전 관계 및 증여세 탈루 의혹, ▲재산신고 누락 의혹, 2004년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이다.
우선 자유한국당은 '입법부 수장'이었던 정 후보자가 '행정부 2인자' 자리로 이동하는 게 삼권분립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반드시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은 입법부의 수장을 지냈던 분이 행정부 밑으로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굴욕적 부분에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놓고도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매년 카드사용·기부금액이 소득을 웃돌았다면서 소득세 탈루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에서 분석한 정 후보자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 따르면 2014년 총 급여액은 9913만 원이다. 그러나 같은 해 카드결제금액과 기부금액은 총 급여액을 넘어섰고 순재산은 4000여만 원 늘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비슷하게 나타나 한국당은 어떻게 수년에 걸쳐 연간금액을 넘어서는 지출이 있을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한국당은 정 후보자와 친형의 수상한 채무관계도 주목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2000년 3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친형에게 3억2000만 원을 빌렸는데 20여년 간 이를 상환하지 않고 있다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인 12월 변제했다. 한국당은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사실상의 증여라며 증여세를 내지 않아 소득세 탈루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태(오른쪽 아래) 한국당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반드시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은 입법부의 수장을 지냈던 분이 행정부 밑으로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굴욕적 부분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정한 기자 |
재산신고 누락 의혹도 쟁점이다.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 재임 시절인 2018년 4월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재단법인 '국민시대'에 5000만 원을 출연한 사실을 공직자 재산 등록 때 누락했다가 최근 총리 지명 이후 뒤늦게 신고했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가 출연금을 정기 재산변동신고 내역에 바로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비영리법인에 출연한 재산을 공직자 재산으로 등록해야 한다. 국민시대 장하진 대표는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으로 재임할 때 국회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은 인물로, 장하성 주중대사의 누나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장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한다.
배우자의 임야 위장거래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2006년 국회공보에 담긴 정 후보자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05년 9월 26일 장모 상속분이던 포항 임야 9분의 3지분을 매입했고, 당시 실거래가를 7억500만원으로 신고했으나 당시 자금지출내역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증여세 탈루를 위한 위장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또 해당 임야 바로 앞에 4차선 도로 개설이 확정됐다는 점도 최근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정 후보자가 2004년 경희대 경영대학원에 제출한 '브랜드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 정당이미지와 후보자이미지의 영향력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논문과 1998년 출간된 이종은 남서울대 교수의 저서 '정치광고와 선거전략론' 등에서 상당 부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할 것"이라며 청문회 보고서 채택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도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삼권분립 훼손 지적에 대해선 "현직 국회의장이 국무총리가 되는 것은 삼권분립 위반의 문제가 있겠지만 국회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국무총리 또는 국회의원의 겸직이 허용돼 있다"고 했다. 소득세 탈루 의혹에 대해선 "장남, 장녀의 결혼 관련 총 축의금 수령액은 (각각) 1억5000여만 원이며 축의금 지출은 결혼식 준비 비용 및 하객 식대 등으로 사용했다"고 했고, 친형에게서 빌린 돈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일부 누락한 의혹에 대해선 "여러 건의 채무를 일시 변제하는 과정에서 일부 채무 발생일과 채무 금액을 착오로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청문회를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여야간 힘겨루기로 정 후보자의 심사 경과보고서 채택 및 인준 표결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