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인재영입 3호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예비역 대장(가운데)을 발표했다. 당내에선 지금까지의 인재영입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영입인재 회견장에서 인사하는 모습. 왼쪽부터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해찬 대표, 김 전 대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수석부의장/ 국회=배정한 기자 |
'스토리'로 이목 끌고 '취약점' 보완 전문가 투입…당내 '호평'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베일에 감춰져 있던 집권여당의 올해 4·15 총선을 겨냥한 영입인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영입인재 1호와 2호를 사연있는 인물들로 배치하며 이목을 끌었고, 세 번째 영입인재는 정부와 당이 취약하다고 평가 받았던 외교·안보 전문가를 발표했다. 당내에선 이해찬표 인재영입에 대체로 호평했다. 다만 일각에선 영입인재들이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 긴 관점에서 국민이 최종 판단할 것이라며 조심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 2일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58) 전 육군 대장을 21대 총선에 대비한 '영입인재 3호'로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장애를 가진 여성 최혜영 강동대 교수와 20대 남성 원종건 씨에 대해선 '사연'에 초점을 맞춰 희망과 미래를 강조했다면, 이번 발표는 국가 안보 분야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안보 정당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대외적 메시지가 강했다.
실제로 이미 당내에는 육군 준장 출신의 민홍철 현역 의원(경남 김해갑)이 있고, 윤재갑(해군 소장, 전남 해남완도진도) 전 지역위원장과 황기철(경남 창원진해) 전 해군참모총장, 이철휘(육군 대장, 경기 포천·가평) 지역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전 대장과 이들이 올해 총선에도 모두 당선된다면 당내 국방 안보 전문가 그룹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3호까지 발표한 민주당의 인재영입은 한국당과 비교할 때 '현재까지 압승'이라는 게 대내외적 평가다. 지난해 12월 26일 인재영입 회견장에서 21대 총선 영입 인재 1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과 이해찬 대표 등. /남윤호 기자 |
당내에서도 현재까지 발표된 인재영입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충청권 한 의원은 "저희는 나름대로 한국당과 비교해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반에 나온 분들은 스토리 있는 분들이었다면 오늘은 국정운영에 필요한 분까지 한 거라 폭넓은 의미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제가 이야기를 나눴던 의원분들은 (영입인재에 대해) 다 좋아하셨다"며 "소수에서 특출난 분들만 뽑는다면 대표성이 적지 않나.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표한다는 면에서 장애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라온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려면 골고루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인재영입 경쟁 구도는 민주당 압승"이라며 "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치를 민주당이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청년과 장애인 등 정치 소외계층이 집권당으로서 인재영입의 기조가 되고 있다는 게 좋다. 또 상대적으로 한국당과 비교해볼 때 한국당은 가선 안 될 방향으로 인재영입을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치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인재영입 1호로 거론됐다가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물러났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이날 충남 천안을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김 전 대장과 대비되기도 했다.
다만 당내에서 사전에 총선을 준비해온 인사와 외부 영입인사 간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충청권 의원은 "우리 당에 장애인 위원장이 있어서 당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그런 분(최혜영 교수)을 갑자기 영입해서 비례대표 준다거나 하면 그동안 고생한 사람은 좀 그렇지 않나 하는 당내 여론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선거 시기에 당연히 기존 세력에서 더 혁신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재영입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모셔만 놓고 인재 육성 시스템이 없어선 안 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갖췄으면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영입인재의 흥행성과 상관없이 총선이 가까워오면 '정권심판론'이 총선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에게 당헌 및 당규 관련 책자를 받고 있는 김 전 대장. /배정한 기자 |
민주당이 '스토리'를 인재영입의 전략으로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정권심판론'에서 비껴간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영입인재 1호와 2호의 경우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걷어내고, 그들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측면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경제와 외교·안보 목소리를 풀어내기는 커녕 상징적인 것으로 덮으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3호 영입인재'인 김 전 대장은 한국의 불안해진 안보 상황에서 몸을 담았던 인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책임져야 할 인사일 수도 있다"며 "이번 총선은 무엇보다 정권심판론이다. 지난 두 달간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넘어가면 국민은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냉철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