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 여상규 "'법치·협치' 포기한 국회, 제가 설 자리 없다"
입력: 2020.01.02 09:51 / 수정: 2020.01.02 09:51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무기력한 야당 만든 황교안·심재철 등 한국당 지도부 책임져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3선, 경남 사천·남해·하동)이 2일 "망국적 정치 현실을 바꾸거나 막아낼 힘이 제게 더 남아있지 않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좇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치 않는 작금의 정치 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 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의원은 "특히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처럼 정권과 특정 정파만을 위한 악법들이 날치기 강행 처리되는 모습을 보면서 법사위원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며 "이처럼 '법치'와 '협치', 그리고 '국익'을 포기한 국회에 더 이상 제가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젊은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뿐"이라며 "21대 국회는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회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여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범여권의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 처리를 막지 못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여 의원은 이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국회에서 처리될 때 몸으로 막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뒤늦게 다 통과된 뒤에 본회의장에서 본 한국당 의원들의 행태는 굉장히 무기력했다. 거기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몸으로 막는 건 국회선진화법 위반이지만, 그런 행위를 유발한 책임은 여권에 있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법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겁을 먹고 뒤로 나앉아서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 행위를 조장한 책임은 당 지도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황교안 대표나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고, 그 조치는 보수 대통합으로 가야 한다. 기득권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대표직은 제일 먼저 내려놓아야 할 기득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당 현역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김무성·김세연·김영우·김성찬·김도읍·유민봉·윤상직 의원에 이어 여 의원이 8번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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