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영부인의 2019'…'외교 내조'부터 국민 보듬은 '유쾌한 정숙씨'
입력: 2019.12.31 05:00 / 수정: 2019.12.31 05:00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문 대통령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김 여사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문 대통령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김 여사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의 든든한 조력자…'퍼스트레이디' 면모 발휘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올해 영부인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국내외 공식·비공식 행사에서 대통령의 빈틈을 메워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행동하는 '퍼스트레이디'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이다.

특히 올해 김 여사의 행보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장면은 외교 무대 활약이다. 세계적으로 영부인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진 국제적 흐름 속에 '소프트 외교', '세일즈 외교' 등 김 여사의 '외교 내조'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 배석했다. 단독회담은 두 정상간 만남이 일반적인데, 두 정상 내외가 함께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그린룸에서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그린룸에서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미 퍼스트레이디는 별도로 오찬을 함께 했다. 한미 양국 대통령 부인간 단독 오찬을 갖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미 정상 부인이 일대일로 오찬을 한 것은 19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 방미 당시 김옥숙 여사와 바버라 부시 여사의 만남 이후 30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동맹국이자 우호관계인 한국의 정상 내외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동석 회담 등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한 의미가 있겠지만, 멜라니아 여사가 김 여사에게 단독 식사 자리를 제공한 것은 그만큼 각별한 관계가 밑바탕이 깔렸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6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식 만찬, 공동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며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6월 29일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지난 6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식 만찬, 공동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며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6월 29일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실제 지난 6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김 여사를 '특급 칭찬'하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같은 달 30일 소인수회담에서 "내가 어제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 제일 먼저 영부인께 감사를 표했다"며 "영부인께서는 아주 많은 한국에 대한 사랑과 아주 좋은 힘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아주 훌륭한 여성"이라고 치켜세웠다.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선 "김 여사는 굉장히 특별한 분"이라며 "국가를 굉장히 사랑하시고, 문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전날 공식 환영 만찬에서도 "멜라니아 여사가 김 여사의 엄청난 팬(Fan)"이라고 언급했다.

외국 정상이 정상회담 등 공식 석상에서 상대국 정상 내외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는 것은 일반적인 외교적 인사쯤으로 볼 수 있지만, 상당히 구체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여러 차례 영부인에 대한 칭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또한 이례적이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촉발된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양국 퍼스트레이디는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가 지난 11월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국립박물관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전시장으로 이동하며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대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촉발된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양국 퍼스트레이디는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가 지난 11월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국립박물관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전시장으로 이동하며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대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강제징용 문제로 얼어붙은 한일관계 속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와는 달리 양국 퍼스트레이디는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 특유의 친화력이 돋보였다.

지난 6월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 김 여사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살가운 모습을 보였다. 두 여사는 밝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대화 없이 10초 정도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 한일 정상과 모습과 배치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9월 문 대통령과 같이 방미 일정에 나선 김 여사는 같은 달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발달장애인을 위한 보편적 의료보장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을 마친 뒤 행사장 밖으로 나가던 중 아키에 여사와 조우했다. 김 여사는 먼저 다가가 아키에 여사의 손을 잡고 반가움을 표했다.

지난 11월 4일에는 아시안 관련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에서 김 여사는 또다시 아키에 여사와 만났다. 김 여사는 아키에 여사와 정상 배우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서로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얼어붙은 한일관계의 현주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김 여사는 올해 국익을 위한 세일즈 외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와 아세안 정상 부인들이 지난달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K뷰티 페스티벌’에서 K뷰티에 관한 제품 설명을 듣는 모습. /청와대 제공
김 여사는 올해 국익을 위한 '세일즈 외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와 아세안 정상 부인들이 지난달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K뷰티 페스티벌’에서 K뷰티에 관한 제품 설명을 듣는 모습. /청와대 제공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정상 부인들을 상대로 국익을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나섰던 김 여사다. 지난달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한-아세안 K뷰티 페스티벌'에 아세안 각국 정상 부인들과 함께 참석해 한국 화장품 등의 장점 등을 설명하는 '홍보'를 자처했다.

김 여사는 피부 진단 과정과 한국 화장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고, 아세안 정상 부인들은 K뷰티에 대한 김 여사의 설명을 듣고 메이크온 기기를 체험하며 관심을 보였다. 김 여사는 기념촬영 후에도 브랜드K존을 지나가며 아세안 정상 부인들에게 "아시아인의 피부 톤에는 서양 제품보다 K뷰티 제품들이 잘 맞는다"며 마지막까지 홍보를 이어갔다.

우리 사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어려운 이들을 격려하는 등 '어머니' 같은 행보도 이어졌다. 올 1월에 이어 5월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서울 금천구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달 9일 서울시 새마을회와 5개 금융기관 후원으로 서울에 초청된 도서·벽지 어린이들 200여 명이 청와대를 관람하게 됐는데, 김 여사는 이러한 방문 소식을 듣고 녹지원에서 어린이들을 직접 맞이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올해 우리 사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어려운 이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가 지난 16일 오후 강원 동해시 동해시니어클럽 행복한 디저트카페를 방문해 바리스타 어르신들로부터 와플기계 사용법을 배운 뒤 와플을 굽는 모습. /청와대 제공
김 여사는 올해 우리 사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어려운 이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가 지난 16일 오후 강원 동해시 동해시니어클럽 '행복한 디저트카페'를 방문해 바리스타 어르신들로부터 와플기계 사용법을 배운 뒤 와플을 굽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미혼모와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과 공감 및 소통하기 위한 자리를 찾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에 이어 10월 부산에서 열린 '세상모든가족함께' 캠페인에 참석, 한부모가족·다문화가족·생활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경청하고 격려했다.

그간 김 여사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 확대, 미혼모에 대한 차별 해소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다문화가족이나 미혼모가족을 청와대에 초청하고, 지방 일정 중에는 비혼모 시설을 찾아 비혼모들의 고충을 경청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지난 16일에는 강원 동해시에 있는 '행복한 디저트카페'를 방문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며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또 당일 근무했던 어르신들과 함께 와플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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