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자' 원종건 "민주당서 '때문에' 아닌 '덕분에' 정치 꿈꿔"
입력: 2019.12.29 19:18 / 수정: 2019.12.29 19:18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오른쪽) 씨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오른쪽) 씨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2호 영입인재, 가난과 역경 극복한 27세 예비 정치인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호 영입인재는 '이 남자'(20대 남성) 원종건(27)이었다. 가난과 역경을 뚫고 대한민국의 반듯한 청년이 된 원 씨는 "이 땅의 소외계층이 된 청년들이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라는 말을 하는 정치를 꿈꾼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식을 열고 '2호 영입인재'로 어린 시절 빈곤과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면서 성장해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 씨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종건 님은 언론에서 말하는 '이 남자'"라며 "유럽에서는 정치를 20대부터 일찍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서 40대에 국무총리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를 늦게 하는 경향이 있어 젊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2030이 없었는데 원종건 님이 과감하게 도전해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저도 정치를 30대에 시작했는데, 역시 정치도 일찍 시작해 경험을 쌓으면서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정치는 사회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균형 있는 사고, 역사적으로 보는 통시성, 사회 구조 속에서 보는 공시성 등이 있어야 좋은 정치인으로 커나갈 수 있다. 당에서 대화할 수 있는 멘토가 있어서 (역할을) 잘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5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을 울린 사연의 주인공이다. 당시 세상을 다시 보게 된 원 씨의 어머니 박진숙(57) 씨는 "종건아, 우리도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했고, 이후 이 모자는 이를 실천해왔다.

민주당에 따르면 199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원 씨는 3살 때 아버지를 간경화로 잃었다. 심장이상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이었다.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생활 형편이었지만 느낌표 방송 이후 각계에서 쏟아진 후원 의사도 사양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어머니와 꾸준한 봉사활동 및 선행을 펼치며 살아왔다.

박 씨는 지금도 폐지를 수거해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으며, 원 씨는 지금까지 50차례 이상 헌혈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사후 장기 기증도 서약했다.

또한 원 씨는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을 벌여 '엄지장갑'이라는 말이 전파되는 데 공헌했다.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를 연결하는 앱을 기획·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서울시 청년상과 정부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2017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 씨는 글로벌기업인 이베이코리아의 사회공헌팀에 입사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을 해왔다. 공익 프로젝트로 장애인 인권·처우개선과 소외계층 지원 강화와 관련한 강연 활동도 진행 중이다.

원 씨는 기자회견에서 "저와 제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많은 빚을 졌다"며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웃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정치를 해보려 한다. 큰 담론을 내세우거나, 무엇을 해내겠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정치와 관련해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정치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청년들이 왜 아픈지, 왜 분노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 먼저다. 이 땅의 청년은 이미 소외계층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 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청년이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라는 말을 하는 정치를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sense8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