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범여권 연대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 수정안을 가결했다. 이어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상정하려 했으나, 한국당이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청해 본회의가 정회됐다. /국회=박숙현 기자 |
우여곡절 끝 '선거법·예산부수법안 20건·민생법안 5건' 처리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 야당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공직선거법 개정안 수정안과 예산부수법안 20건·민생법안 5건을 상정해 가결시켰다. 선거법 처리에 강력 반발하며 표결에도 불참한 자유한국당은 이날 28번째 안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상정되자 반발하면서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이날 본회의는 선거법 개정안 표결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았다. 한국당 의원들 60여 명은 본회의 개의가 예정됐던 오후 3시 이전부터 의장석과 연단 앞에 현수막을 들고 농성에 돌입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4시 30분께 국회 경위 보호를 받으며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농성에 대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이다. 문 의장이 의장석으로 1차 진입을 시도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문희상 사퇴"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몸으로 막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범여권 연대의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오후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박숙현 기자 |
이에 문 의장은 약 1시간 가량 본회의장 뒤편에 앉아 숨고르기를 한 뒤 경호팀의 도움을 받아 의장석 2차 진입을 시도해 성공했다.
문 의장은 오후 5시 40분께 본회의 개의를 선포한 뒤 1번 안건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민주당과 군소 야당이 합의해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은 이날 재석 167명 중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임시국회) 회기 결정도 안한 상태에서 선거법을 표결 에 부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문 의장은 '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수정안'을 두 번째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윤후덕 의원 외 128명이 이번 임시회 회기를 전날인 2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일간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이 요구한 회기 결정의 안건이 과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해 이번 임시국회는 오는 28일까지로 결정됐다.
이어 문 의장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등 민생입법 5건과 예산 부수법안 20건을 차례로 표결에 부쳤고 이들 안건 모두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7일 1시간가량 의장석 이동을 막아선 한국당 의원들과 육탄전을 벌이다 약 1시간 만에 의장석 착석에 성공해 본회의를 개의, 선거법 개정안, 예산부수법안, 민생법안 을 처리했다. /박숙현 기자 |
이어 28번째 공수처법 수정안을 상정할 차례에 문 의장은 한국당이 전원위원회를 소집 요청했음을 알렸고 정회를 선포했다.
문 의장은 "이 안건에 대해서 국회법에 따라 심재철 의원 등 108인으로부터 전원위원회 개회 요구서가 제출됐다"며 "전원위 교섭단체 협의를 위해 잠시 정회하겠다"고 했다. 전원위는 주요 긴급한 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직전이나 후에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국회의장이 열 수 있다. 민주당이 이번 임시회 회기를 예상보다 짧게 잡은 것도 '전원위 소집'이라는 변수를 사전에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원위에 대한 기간이나 구성, 규칙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미흡해 여야 교섭단체 간 협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전원위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늦게라도 공수처법 수정안이 상정된다면 법안은 오는 30일 본회의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수처법에 대해선 검찰과 보수진영이 검경이 인지한 고위 공직자 범죄를 공수처에 알려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수사 검열"이라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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