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인재영입 1호 최혜영, '조국·신라대' 고된 신고식
입력: 2019.12.27 05:00 / 수정: 2019.12.27 05:00
더불어민주당은 발레리나 출신의 최혜영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여성과 장애인을 대표하며 척수 장애를 극복해 장애 인권 개선에도 앞장서는 스토리를 지닌 인물로 민주당이 지향하는 방향과 가치를 상징하는 적임자라고 했다. 26일 오전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긴 최 교수. /여의도=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발레리나 출신의 최혜영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여성과 장애인을 대표하며 척수 장애를 극복해 장애 인권 개선에도 앞장서는 스토리를 지닌 인물로 민주당이 지향하는 방향과 가치를 상징하는 적임자라고 했다. 26일 오전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긴 최 교수. /여의도=남윤호 기자

'조국 사퇴 시국선언 참여' 의혹 일자 친문 반발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1호 최혜영(40)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26일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정치 입문 고된 신고식을 치렀다. 당 내에선 최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요구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는 의혹으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당 바깥에선 출신 모교인 신라대와 친노·친문 세력의 인연이 눈길을 끌었다.

척수 장애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재활학 박사가 된 최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정치를 하기엔 별로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여성'"이라며 "문턱을 없애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최 교수를 소개하며 "250만 장애인만이 아니고 훨씬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일이 민주당의 소중한 소명"이라며 "앞으로 최혜영 님과 함께 나라를 제대로 된 나라로 만드는 일에 민주당은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 민주당의 총선 키워드로 소시민들의 '희망'에 중점을 둔 셈이다.

그러나 이날 최 교수의 인재영입에 대해 여권에선 반기는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회견 직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최 교수가 지난 조국 정국에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에 소속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요구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사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실제로 당시 시국선언 참가자 명단에 '강동대' 소속은 6명이 나왔고, '최혜영'이라는 이름도 다수 있었다. 시국선언문 명단에 소속 학교와 참가자 이름을 병기하지 않은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의혹이 확산되며 당 지지자들 중심으로 최 교수를 영입한 이 대표에게까지 항의 목소리가 나오자 민주당은 공식 SNS 계정에 글을 올려 "오늘 민주당 인재영입 1호 인사로 발표된 최 교수가 조 전 법무부장관 사퇴 서명에 참여했다는 소문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억측과 오해로 의혹이 확산되지 않길 바란다"고 진화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조 전 장관은 최 교수 인재영입 발표가 있었던 시각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혐의로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최 교수 인재영입 소식 직후 친문 지지층 사이에선 최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항의가 있었다. 최 교수를 소개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이해찬 대표. /남윤호 기자
최 교수 인재영입 소식 직후 친문 지지층 사이에선 최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항의가 있었다. 최 교수를 소개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이해찬 대표. /남윤호 기자

최 교수가 발레리나 출신으로 신라대 무용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지며 신라대와 여권 지도부의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 씨가 신라대 재단 집안과 사돈을 맺고, 정홍섭 신라대 총장이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 무렵부터 민주정책연구원 미래기획실 인턴연구원을 시작으로 민주당에서 활동해온 정은혜 의원 역시 신라대 출신이다.

이에 대해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인재영입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비밀리에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민주당 차원에서 제대로 검증해 데려온 것인지, 아니면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데려온 것인지 하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영입과정에 대한 부분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 영입은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민주당이 가장 취약한 20대 젊은 남성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만큼의 인재영입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윤호 기자
최 교수 영입은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민주당이 가장 취약한 '20대 젊은 남성'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만큼의 인재영입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은 최 교수가 여성이자 장애인이라는 정치적 소수자라는 위치에서 역경을 극복한 스토리까지 갖춘 민주당표 인재라고 강조하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한 총선 압승이라는 목표에 비해 중도층 확장 등 대중에 전하는 메시지가 상대적으로 평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깜짝 놀랄만한 인재영입은 아니다. 여성이나 장애인 등에 대해선 총선 때마다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인재영입을 해왔다"며 "민주당이 당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0대 무명의 남자를 영입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최 교수가 1호가 됐다. 젊은 층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공적 쇄신 측면에서의 인재영입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라고 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는 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중 인지도가 높았던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조응천 현 의원을 영입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비례대표형 인재로 분류되는 최 교수의 영입은 향후 비례민주당을 염두에 둔 민주당의 총선 전략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로운 선거법 체제에서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나머지 영입인재도 최 교수처럼 각 분야의 '희망형'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인재영입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지역구에 공천할지 비례대표로 할지) 확정하고 모시지는 않았다. 인재영업 후 어떻게 각각의 인재들을 국가에 기여토록 하면 좋을지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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