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선대위원장? 지역구?' 이낙연 역할론 숙고 돌입한 與
입력: 2019.12.22 00:00 / 수정: 2019.12.22 00:00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당 복귀가 임박한 이낙연 현 총리에 대한 총선 역할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웃고 있는 이 총리. /국회=이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당 복귀가 임박한 이낙연 현 총리에 대한 총선 역할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웃고 있는 이 총리. /국회=이선화 기자

정세균 총리 후보자 인준·당청 관계 변화 변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차기 대선 주자 1위' 이낙연 국무총리의 당 복귀가 임박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여당이 고민에 빠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대표가 총선 지휘권을 나눌지가 관건이다. 또, 청와대를 겨냥하는 검찰 수사 전개에 따라 이 총리의 당내 존재감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내에선 이 총리의 총선 활약을 기대가 지배적인 분위기지만,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충청권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총리가) 대선주자 1위이고, '국정운영을 비교적 순탄하게 잘 해왔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총리가) 나서주면 국정운영의 안정감, 여당으로서의 안정감에 도움이 될 거라는 (총선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분들이 꽤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이 총리 같은 분은 워낙 훌륭한 분이고 국민들이 좋아하는 분이기 때문에 아마 역할에 대해 당에서 여러 의견을 모으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아직은 개인적으로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 당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선 이 총리가 상징성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이 대표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며 선거를 지원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먼저, 이 총리가 수도권 지역구에서 강한 야권 상대와 맞붙으면 빅매치 총선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지역구로는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추미애 의원의 서울 광진을, 정세균 전 의장의 서울 종로구, 이 대표의 세종시가 거론된다.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정치 1번지' 종로에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할 경우 대항마로 나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몸집을 키울 수 있다. 광진을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준비 중이라 '전직 총리 대 전직 서울시장' 구도로 역시 총선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역구에서 낙선해 정치적 타격을 입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비례대표로 총선에 나와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 하는 역할이 이 총리 에게 더 낫다는 분석이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총리의 취약점인 당내 지지기반을 만들기에도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이석현 민주당 의원도 이 총리에게 비례대표 출마와 공동선대위장을 권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자동으로 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이 대표의 판단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 입장에선 본인 중심으로 공천부터 선거 전 과정에 관여하며 선거를 치르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총리가 일찍 선대위원장급으로 등판하면 본인이 갖고 있는 역할들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묘한 갈등 구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며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당장 지역이냐 선대위냐 언급하는 건 서로가 부담스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 역할론에서 당청 관계의 변화는 변수다. 검찰의 청와대 겨냥 수사가 이어지면 여당 내에서 이 총리를 중심으로 구심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이 총리. /이선화 기자
이낙연 총리 역할론에서 당청 관계의 변화는 변수다. 검찰의 청와대 겨냥 수사가 이어지면 여당 내에서 이 총리를 중심으로 구심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이 총리. /이선화 기자

당내 구도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검찰의 청와대 수사 상황이 빠르게 전개되고, 보수 진영 지지세가 오르면 중도층 확보를 위해 이 총리가 '선거 간판'으로서 당 지지율을 올려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현재까지 민주당은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부터 인사 보훈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별 일 없이 선거를 치르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의혹들이 더해져 검찰 수사가 확대돼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 문재인 청와대와 이 대표 체제로 승부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순간 미래 권력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때가 올 수 있다"며 "외부 환경 변화가 없으면 이 총리는 한정된 역할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정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과정도 이 총리의 향후 정치 행보에 변수로 꼽힌다. 지역구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내년 1월 16일이고, 비례대표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내년 3월 16일이다. 여야 대치로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특위 구성이 늦어지면 이 총리의 역할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민주당은 연말까지 시급한 예산부수법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처리한 뒤 상황이 완료되면 내년 1월 초중순께 선대위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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