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7일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무총리 지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삼권분립을 짓밟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16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
"국가 의전 서열 2위가 5위로 가는 사상 초유의 일"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삼권분립을 짓밟고, 기본 국정 질서를 망각한 독재"라고 강하게 반발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무참히 짓밟고 국민의 대표기관 의회를 시녀화하겠다고 나섰다"며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 의원을 지명한 것은 70년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요, 기본적인 국정 질서도 망각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보여주는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대한민국은 권력의 견제를 위해 삼권분립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며, 국회의장은 입법권의 수장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국회의장의 신분과 역할이 이러한데도 지명을 한 대통령이나, 이를 받아들인 정 의원이나 두 사람 모두 헌법, 민주에 대한 개념상실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라며 "문 대통령은 즉각 전 국회의장 정 의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정 의원도 구차한 정치 연명을 위해 국회를 행정부에 가져다 바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 후보자 지명은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의전 서열 5위인 총리로 가는 것으로,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가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전직 국회의장을 총리후보자로 지명한 대통령은 국회를 행정부의 하위기관으로 본 것이고, 이를 수락한 후보자는 자신이 의장을 지낸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를 했다"라고 질타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또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의장은 총리로부터 경례를 받는데, 이제 정 후보자가 총리에 임명되면 그는 본회의장에서 후배 의장에게 경례하고 입장해야 한다. 참으로 웃지 못할 촌극"이라며 "추후 청문 과정을 통해 국무총리 후보자의 능력과 절차를 꼼꼼히 검증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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