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비건 북미 '판문점' 회동 제안…성공할까?
입력: 2019.12.17 05:00 / 수정: 2019.12.17 05:00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게 회동제안을 하면서 판문점 회동이 가능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2월 비건 대표가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게 회동제안을 하면서 판문점 회동이 가능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2월 비건 대표가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16~17일 회동 가능성 가시권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정책대표가 16일 북한에게 회동 제안을 하면서 북미 실무진 '판문점 회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지난번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전철을 밟지 않을지 주목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1일 보도를 통해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미국 측은 자제를 촉구할 생각"이라며 "북측과의 접촉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의 외교부 약식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회담을 언급하면서 "이제 우리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수행해야 할 때"라며 "이제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 북한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이도훈 본부장도 이 자리에서 "협상 재개시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라고 발언하면서 북한에게 유화메시지를 던졌다.

비건 대표가 그동안 수차례 우리 외교부에 방문했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즉, '레드라인'을 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북한에 공식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최근 북한이 언급한 '중대한 실험(7일·13일)'과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미국의 우려로 읽히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를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해온 만큼 북한의 행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과연 비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관건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게 '셈법'을 바꾸라고 요구해 온 만큼 미국이 '대북제재 유예' 등의 카드를 내놓지 않는다면 선뜻 협상장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4일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담화를 발표해 "최근 국방과학원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시험들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국방력 강화사업에서 거대한 성과들을 이룩해나가고 있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미 압박에 나섰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천명할 다음주 노동당 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과연 분위기가 급변할지 관심이다. 현재까지 북측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보이지만, 비건 대표가 떠나기로 한 17일 판문점 회동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북미 실무진 판문점 회동 가능성에 대해 다양하게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남쪽에서 바라본 판문점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북미 실무진 판문점 회동 가능성에 대해 다양하게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남쪽에서 바라본 판문점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판문점' 회동 가능성에 대해 다양하게 예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한이 비건 대표를 만난다면 좋은 신호이고, 만나지 못하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조용히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박 총참모장의 담화에는 크리스마스를 조용히 지낼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이야기가 숨어있다"며 "크리스마스 전후해서 당 소집을 해 놓고 거기서 막 (나)가는 그런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범철 아산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비건 대표가 '비핵화 시한'이 없다는 말을 해 이미 회동은 끝이 난 셈"이라며 "비핵화 시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꺼냈는데, 그걸 뒤집는 발언을 하면서 북한은 그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가 했던 말은 대화를 열어 두겠다는 것과 북한이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게 핵심 메시지"라고 전했다. 신 센터장은 "대화 제의보다는 '최후통첩'"이라며 "북한이 이제 강도높은 대미 비난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미북 간 정상 합의 사항을 실천한다는 데 있어 협상 시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곧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데 1년 중에 가장 신성한 날. 이 시기에 다시 한 번 평화의 결실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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