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한 건물 2, 3층 일부를 계약한 사실이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 전 대변인의 사무실은 15일 현재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전북 군산=이철영·허주열 기자 |
"지역 사무실 계약 후 공사 중…전셋집도 구했다"
[더팩트ㅣ전북 군산=이철영·허주열 기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북 군산' 출마를 위해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할 사무실을 마련했다. 지역 사무실은 현재 계약 후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며,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하며 주거생활을 할 전셋집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군산에서 만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은 이달 초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한 상가에 지역 사무실 두 곳의 계약을 마쳤다"면서 "수시로 군산에 내려와 관계자들을 만나며 내년 4월 총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더팩트> 취재진이 김의겸 전 대변인의 해당 사무실을 직접 찾았을 때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여기가 김 전 대변인 사무실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한 작업자는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부터 공사를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이달 초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그동안 김 전 대변인이 군산 출마와 함께 '사무실을 계약했다더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김 전 대변인의 지역 사무실은 해당 상가의 2층과 3층 일부다. 2층 사무실은 과거 음식점이 있던 곳으로 기존 시설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3층은 인테리어를 위한 자재만 들여놓은 상태였다.
취재진은 김 전 대변인의 사무실이 맞는지 부동산과 현재 김 전 대변인을 돕는 측근, 지역 정가 등을 통해서도 확인했다. 김 전 대변인을 돕고 있는 전북 도의원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수송동에 사무실 계약을 마치고 현재 공사 중인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셋집도 구했고, 주소도 옮겼다. 지역에 내려와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전 대변인은 전날(14일) 지역의 모 대학 학생회장들과 저녁 회동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자리는 김 전 대변인을 돕는 해당 대학 졸업생으로 전 시의원을 지낸 인사가 주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김 전 대변인 등 현 학생회장 6명이 함께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학생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나가려는 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가게 됐다. 김 전 대변인이 오는 자리인 줄 모르고 나갔었다"라며 "오후 6시 30분께 호프를 겸한 회동에서 김 전 대변인은 기자(한겨레)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15일 김의겸 전 대변인이 사무실로 계약한 한 건물 2층은 공사가 한창이다. 인테리어 공사 중인 한 관계자는 '김의겸 전 대변인의 사무소 공사가 맞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군산=이철영 기자 |
취재진은 김 전 대변인의 사무소 계약과 지역 활동 등에 대해 지역 정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군산시 당협위원장을 만났다. 신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정확하게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지역에서는 김 전 대변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 위원장이 민주당 당협위원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김 전 대변인과의 만남 여부도 물었다. 그는 "사실 오늘(15일) 만나기로 했었는데,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아마도 군산 출마와 관련한 인사 차원이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이 계약한 건물 3층 사무실은 공사를 위한 자재들이 가득했다. /군산=이철영 기자 |
또 다른 지역 정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현재 지역 정가에서는 김 전 대변인이 예비후보 등록을 첫 번째로 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라며 "복당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문까지 나오는 거로 볼 때 무소속으로 등록했다가 복당 후 민주당 후보로 다시 등록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단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민들에게 '김의겸'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서울 흑석동 상가 매입 및 투기 논란'으로 지난 3월 29일 청와대 대변인직을 전격 사퇴한 김 전 대변인은 지난 5일 해당 상가를 판 뒤 곧바로 복당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탈당한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복당을 신청했으며, 결과는 내달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규 제2호 '당원 및 당비규정'에 따르면 복당 여부는 시·도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시·도당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하며, 그 결과는 최고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김 전 대변인이 복당 신청을 한 서울시당 당원자격심사위는 매월 초 회의를 열고 입·복당 신청자의 건을 논의하는데, 12월 논의는 이미 끝난 터라 내년 1월 회의에서 그의 복당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은 김 전 대변인을 돕는 도의원에게 인터뷰 요청 등을 물었지만, "공식 출마선언 이후에 인터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후 김 전 대변인에게 군산 출마와 사무소 개소 그리고 복당 등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