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12일 "전두환 씨가 12·12 사태 40주년을 기념해 강남 한 고급식당에서 쿠데타 주역들과 오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정의당 제공

전두환, 12·12사태 40년 된 그 날 오찬…임한솔 "구속 필요"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지난달 골프장에 이어 12일 강남의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즐기는 전두환 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전 씨와 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사건을 일으킨 지 40년이 된 날이다.

임 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전 씨가 40년 전 군사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고급 중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전 씨의 오찬을 촬영한 임 부대표는 "전두환이 대화 상당 부분을 주도했다. 건배사를 여러 번 하고 와인잔을 계속 부딪치며 12·12 당일이란 점을 까맣게 잊은 듯 굉장히 밝고 화기애애하고 축하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학살 책임과 5공화국 독재에 대한 반성을 단 한 마디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 단죄해야 할 때다. 즉각 전두환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임 부대표에 따르면 전 씨와 아내 이순자 씨는 정오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오찬을 즐겼다. 오찬에는 전 씨와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과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 등 10명이 참여한 부부 동반 모임 형식으로 참석했다. 음식은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수프)이 포함된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코스 요리를 먹었다.

임한솔 부대표는 지난달 7일 전두환 씨가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임 부대표가 공개한 영상. /정의당 제공

영상이 공개되고 전 씨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전 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임 부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전 씨 측은 "12일 오찬 모임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으로,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라며 "식사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임 부대표가 전 씨의 외부활동 모습을 공개한 건 지난달 7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전 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해왔다.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한 전 씨가 지난달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멀쩡하게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며 국민적 분노를 샀다. 알츠하이머 투병과 전 재산이 고작 27만 원이라며 추징금을 내지 않는 전 씨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알츠하이머 논란이 확산하자 전 씨 측은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는다"라며 "법정에 와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정신 건강 상태상 의미 있는 진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