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총선 다가오는데…차기 총리는 누가하나
입력: 2019.12.13 05:00 / 수정: 2019.12.13 05:00
차기 총리 후보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총리의 당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더팩트 DB
차기 총리 후보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총리의 당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더팩트 DB

정세균 '유력' 당내 이낙연 복귀 목소리…"유임되면 대통령 신뢰도 하락"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차기 국무총리 인선이 미뤄지는 가운데 이낙연 총리 후임자를 놓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며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장 당내에선 이 총리가 복귀해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 나오면서 정 전 의장이 차기 총리가 될지 주목된다.

일부 언론에서 정 전 의장이 청와대에 인사 검증 동의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르면 다음 주 총리 지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은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를 계획하고 있어 최종 지명 전까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입법부 수장이 총리로 갔던 전례가 없어 다소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의장은 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국회 재정경제위원,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을 지낸 경제통이다. 해외체류경험도 있어 실물경제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정치권에서 여야 구분없이 두루 정치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인사로 꼽혀 안정적인 국정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종로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실제 지명지는 불투명하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딱 두 마디 하셨다. '종로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1월에 출판기념회를 하신다'고 했다"며 총리설에 관해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역구 활동과 관련해 "별도로 의정보고회하는 자리를 소규모로 만들어서 일주일에 네다섯번 하고 있다"며 "지역구에 애정을 갖고 돌보고 있다. 국회 일정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지역구에서 보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과 민주당 내에선 지역구 출마 의지가 더 높게 감지되면서 실제 총리로 지명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팩트 DB
정 전 의장과 민주당 내에선 지역구 출마 의지가 더 높게 감지되면서 실제 총리로 지명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팩트 DB

우상호 의원도 정 전 의장의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우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계속 하시겠다는 의사가 훨씬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까지 정 의원이 주변에서 총리 권유가 있을 때 완곡하게 '본인은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밝혔다"며 "어제(11일) 갑자기 (검증)동의서를 냈다고 해서 입장이 바뀌었나 그러는데, 기본입장은 제가 알고 있다. 정확한 건 청와대에서 국무총리 후임 인사에 관해 정확한 방침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리 인선을 두고) '지금 어느 사람으로 간다' 이렇게 후임을 거의 낙점 단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 총리의 유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전 의장은 종로에 출마해 당선되면 다음에 꿈을 가지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의장) 검증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고사하는 것 같고, 정 전 의장은 처음에는 고사하더니 '김 의원의 짐을 내가 졌다' 하는 것을 보면 총리직을 수락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총리 유임을 전망한 그는 "이 총리가 당으로 돌아오고 싶어하고 대권 후보로서 일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좋을 때 떠나는 것이 좋다"며 "타이밍은 예산국회 후, 12월 말쯤이 될 거다. 이 때 개각 요인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 유임이 바람직할 거다. 패스트트랙까지 통과시키면 한국당이 엄청난 저항을 할 것인데, 대통령으로서 야당을 다독거려 줘야 하는데 거기에다 불을 붙일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총리의 경우는 인준 표결을 해야 한다. '4+1'을 유지하면 인준은 문제 없겠지만 굉장히 시끄러워질 것"이라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끊임없는 (총리)설도 있다"고 부연했다.

여당 내에선 이 총리의 당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 총리. /배정한 기자
여당 내에선 이 총리의 당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 총리. /배정한 기자

인선이 미뤄질수록 청와대와 여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이 총리가 복귀해 총선 전 역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당에선 이 총리 복귀를 다들 반기는 분위기"라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오시려면 지금이 타이밍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셔서 역할을 해주셔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총리 복귀는 결국 후임자 인선과 맞물리는 문제"라며 "당에선 인사청문회도 고려하고 있다. 김 의원이 하시려다가 안 됐다"며 "후임자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매번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만큼 높은 인지도와 안정적인 정치력을 가진 인물로 총선을 앞두고 당의 승리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농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총선 후 문재인 정부가 추구해야 할 대한민국의 과제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무총리는 행정부의 차기 정책수행과 관련해 상징적인 인물이 하게 돼 있다"면서 "어떤 인물을 택하느냐에 따라 문 정부의 비전·가치·주요 정책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의장은) 중도 진보적인 성향"이라며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좋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총리를) 당내에 있는 인물이 맡는 이유는 인사청문회에서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며 "긍정적인 인물을 발탁하려는 노력이 있고,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의 의지"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차기 행정부를 이끌고 가려는 좌표에 달려 있다. 총선 이후 국정수행에서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인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평론가는 반면 이 총리의 유임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부의 장악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물러난다고 했으니까 물러나야 한다"며 "(유임될 경우) 국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총선을 맞아 새로운 국정과제를 수행하려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없던 걸로 가버리면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제언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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