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도 우리의 길을 가겠다"며 13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부수법안, 선거법, 민생법안 등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숙현 기자 |
맞불 필리버스터 예고..."한국당 거짓말 알리는 '진실의 시간'될 것"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의 패스트트랙 법안(선거·사법제도 개정안) 본회의 처리 예고에 반발해 국회에서 무제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13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 예산부수법안, 민생법안 등을 일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더 이상 대화와 타협만으로 오늘의 정국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의장에게 개혁법안 민생법안을 상정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법 만큼은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미뤘지만 한국당이 끝까지 협상을 거부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제 민주당도 우리의 길을 가겠다"며 "본회의가 열리면 민생법안, 예산부수법안 등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방침과 관련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우리도 당당히 토론에 참여해 검찰개혁과 선거개혁이 왜 필요한지 국민에 직접 설명드리고 호소하겠다. 한국당이 일방적으로 퍼부은 거짓말을 알리는 '진실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13일 본회의에서 남아있는 22개의 예산부수법안을 한꺼번에 처리할지 나눠 처리할지는 검토 중이다.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을 두고 수정안과 반대토론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할 경우 가장 시급한 선거법 개정안 상정이 자칫 늦춰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부수법안이 22개나 남아서 저번(10일 예산안 처리)처럼 지연하게 되면 대책 없다"며 "예산부수법안 22개를 한꺼번에 올릴지 쪼개서 올릴지는 고민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마지막 정기국회 이후 임시회의 첫 회기를 15일까지로 할지, 그 이상으로 할지 등 회기 기간을 두고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17일 이전까지 선거법 처리가 목표인 만큼 당초 회기를 15일까지로 잡아 한국당의 선거법 대상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16일 두 번째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16일이 아닌 17일 두 번째 임시회 본회의를 열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전날(1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해 한국당에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을 수 있도록 조속히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한 축은 국회이고, 다른 한 축은 법무부다. 곧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무장관이 지체없이 이를 지휘해야 한다"며 한국당 등 야당에 "신속한 일정합의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이 국회에 검·경수사권조정안과 관련해 개별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검찰의 정치개입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검찰이 제출했다는 의견서를 보면 검찰은 결코 수사지휘권을 포기할 뜻이 없는 것 같다. 최근 검찰의 행동은 '국회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과도 대치되고 있다. 만일 이런 일이 추가로 더 생긴다면 어제 이해찬 대표의 공언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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