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통과…"하늘 가서 다른 아이 지켜주는 착한 민식이"
입력: 2019.12.10 12:18 / 수정: 2019.12.10 12:18
10일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인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민식이 부모들은 다른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국회=문혜현 기자
10일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인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민식이 부모들은 "다른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국회=문혜현 기자

민식이 어머니 SNS·보도 속 악플에 마음고생…"오해 않으셨으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중 하나인 '민식이법'이 10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통과를 지켜본 민식이 부모는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하며 "법안 통과가 선한 영향력이 되어서 앞으로도 다치거나 사망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어린이보호구역내 신호기 설치, 과속카메라 설치, 가해자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2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과 미끄럼 주의 안내표지 등을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차장법 개정안인 '하준이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순간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이다. 민식이와 하준이 부모들은 국회를 찾아 의원들 앞에 직접 무릎을 꿇고 법안 통과를 호소하기도 했었다.

민식이 부모는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을 지켜봤다. 법안 통과 후 이들은 기자들과 만나 "솔직히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왔다"며 "저희가 처음에 마음먹은 그대로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려 했던 이유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다치지 않고, 사망하지 않길 바랐던 것"이라고 밝혔다.

민식이 아빠는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불투명한 의사일정을 꼽았다. 그는 "오늘도 본회의가 10시에 열린다고 했다가 뒤로 밀렸다. 국회 사정을 잘 몰라서 전체회의를 열어 달라며 계속 국회를 쫓아다녀야 되는 부분들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아직 계류중인 다른 법안들도 남은 기간 동안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관련 기자회견하는 부모들. /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부모들은 "아직 계류중인 다른 법안들도 남은 기간 동안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관련 기자회견하는 부모들. /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이어 "저희가 활동하면서 오늘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은 통과됐지만, 해인이법은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나머지 어린이 생명안전 법안도 꼭 통과돼야 한다. 남은 시간 안에 다른 법안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민식이·하준이법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이름을 딴 해인이법과 태호·유찬이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민식이 아빠는 또 최근 민식이법 통과와 관련해 나오는 악플 등을 두고 "민식이법의 가장 큰 골자가 신호기와 과속카메라 설치고, 사망시에 3년 무기징역 처벌을 내리는 거다. 두 번째 골자에서 내용을 잘 이해하셔야 된다. 무조건 무기징역을 받는 걸로 아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고 안전 수칙을 위반하고 12개 중과실에 속할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째 골자에서도 신호등과 과속 카메라만 말씀하시는데 수정돼서 중앙 펜스 안내표지판과 과속 방지턱을 포함하게 됐다. 이런 내용이 잘 전달이 안 되다 보니 오해가 생긴다. 언론이 세상의 눈과 귀가 되니까 잘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민식이 엄마는 발언하지 않았다. 민식이 아빠는 "아이 엄마가 악성댓글과 SNS 테러 때문에 힘들었다. 지금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어떤 말을 했을 때 왜곡되는 것도 있고, 받아들이는 게 달라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토로했다.

민식이 아빠는 법안 통과 후에 가장 먼저 하준이, 해인이, 태호, 유찬이 부모님들과 함께 있는 메신저에 소식을 알렸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민식이 아빠는 "계획은 없고 민식이법의 오해를 진실로써 풀었으면 한다"며 "민식이법 통과로 인해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발휘돼서 저희는 초심 그대로 마음 그대로 살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민식이 아빠는 민식이를 향해 "민식아, 너를 다시 못 보는 그 아픔에서 엄마·아빠가 평생 헤어나올 수 없겠지만 그래도 너의 이름으로 된 법으로 다른 많은 아이들이 다치거나, 사망하거나 그런 일이 막아질 수 있을 거다. 하늘나라 가서도 다른 아이들 지켜주는 우리 착한 민식이. 고맙고 미안하고 엄마·아빠가 많이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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