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정론관)에서 화재로 의심되는 냄새로 취재진 전원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소방인력이 투입돼 현장을 감식했지만, 뚜렷한 화재 흔적은 나오지 않은 채 원인불명으로 조사는 마무리됐다. /국회=박숙현·문혜현 기자 |
소방 인력 왔지만 원인 못 찾아…"온도 감지 없음·기계적으로도 화재 아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원인을 찾지 못했다. 온도도 감지가 안 되고, 기계적으로는 화재가 아니다."(소방 당국 관계자)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화재로 의심되는 연기와 냄새로 기자들 전체가 대피하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소방·경찰 인력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화재의 흔적도, 온도도 감지되지 않아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1시간 여만에 상황은 종료됐다.
'정체불명의 냄새'에 취재진과 국회 직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평화로운 오후 3시,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 정체불명의 탄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화재로 의심되는 냄새와 옅은 연기에 정론관 기자들은 즉각 짐을 싸서 대피하기 시작했다.
화재 의심 신고가 들어오자 즉각 국회 상황실 근무자들은 소화기를 들고 현장에 출동했다. 119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정론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하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었던 취재진 다수는 "처음 에어컨을 튼 것처럼 찬바람이 나오더니 불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론관 환풍구는 무언가에 탄 것처럼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소방 당국은 정론관과 정론관 옆 공조실 등을 조사했고, 환풍구도 들여다봤지만 이렇다할 화재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
급작스럽게 일할 자리를 잃은 기자들은 국회 본청 곳곳으로 흩어졌다. 민주당 원내대표실과 바른미래당 대표실, 원내대표실은 회의실을 개방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돕기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국회 정론관 화재 사고로 기사 작성에 애로를 겪는 언론인들을 위해 공간을 개방한다"며 안내했다.
이날 소방당국은 특별한 화재 흔적이나 냄새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한시간여 만에 해산했다. 관계자는 "불이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온도도 감지되지 않는다. (에어컨) 냉매를 교체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5일 소방 당국이 국회 정론관 화재 조사를 마치고 난 뒤 텅 빈 모습. 곳곳에 설치된 환풍구 주위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문혜현 기자 |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은 이유에 관해선 "화재가 아니니까 뜨지 않은 것"이라며 "기계는 설정되어 있는대로만 방재실에서 작동한다. 수신반에서 한 게 없기 때문에 기계적으론 화재가 아니다. 눈으로 보신 것 때문에 그럴(화재 의심) 수는 있지만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방 인력이 철수한 뒤 정론관은 텅 비게 됐다.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정론관은 조금 더 상황이 정리된 뒤에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된 기자회견은 장소를 옮겨서 진행되기도 했다. 당초 정론관에서 한국당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려던 윤상현 의원은 장소를 의원회관으로 옮겨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