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정은, 북한의 '덩샤오핑'"
입력: 2019.11.29 07:18 / 수정: 2019.11.29 07:18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중국의 덩샤오핑에 비유했다. 김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중국의 '덩샤오핑'에 비유했다. 김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서방세계의 북한 비핵화 접근방식 바꿔야"

[더팩트ㅣ광화문=박재우 기자] "김정은의 생각은 선대 생각과는 다른 것 같다. 김정은은 중국의 '덩샤오핑'같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 위원장과 비교하면서 마치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날 이 전 장관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제속의 북한 경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덩샤오핑은 1970년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인물로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를 내세운 유명한 중국 지도자이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북미 실무협상과 북한의 최근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방침, 해안포 도발 등의 현안질문도 쏟아졌지만, 이 전 장관은 책 관련 내용인 북한경제에 집중하고 싶다며 정중히 답변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상징적인 인물 '덩샤오핑'을 꺼내 들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에서 이 전 장관의 모습. /광화문=박재우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에서 이 전 장관의 모습. /광화문=박재우 기자

이 전 장관은 "1978년 중국에서 덩샤오핑이 사회주의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시점의 분위기나 북한이 작년 4월에 발표했던 '국가전략 노선'이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에 올인하고 개혁개방에 대해서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믿음이 쉽게 꺾일지가 관심사"라며 "김정은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벤치마킹하고 있어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정일은 자신이 개방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개방된다면 체제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 그의 개혁개방은 방향을 찾지 못하고 갈지(之)자로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시대에는 이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생산성 증가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비교했다.

특히, 이번 금강산관광 시설철거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선임자' 탓을 했다"며 "선임자라는 말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을 '디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고 발언하면서 선대를 상대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그렇게 해야만 실용주의적인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압박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나온 것이아니라 고도성장을 위해 협상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한 사진. /노동신문.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압박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나온 것이아니라 고도성장을 위해 협상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한 사진. /노동신문.뉴시스

김정은 위원장의 상황에 대입해본다면서 "대미 비핵화 협상, 경제 개혁 모두 김 위원장에게는 살 떨리는 일"이라면서 서방세계가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압박과 제재로 인해 비핵화 협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주민들에게 제시한 고도성장의 청사진을 이루기 위해서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고 해석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은 경제'올인(All-In)'정책과 과학기술혁명 정책 때문에 최소한 살아남을 기본동력을 갖췄다고 분석하면서 "고도성장이 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서방세계에서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으로는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련의 계속됐던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해안포 발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 남북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경색됐을 당시에는 휴전선과 북방한계선(NLL)에서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최근의 상황은 이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휴전선과 NLL 충돌 연결성이 낮아져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3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맡았고,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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