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문재인 키즈②] 4·15총선 앞두고 엇갈린 운명
입력: 2019.11.28 05:00 / 수정: 2019.11.28 05:00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영입된 19명의 인사 가운데 8명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고, 5명은 낙선했다. 이들 가운데 21대 총선을 앞두고 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6년 1월 더불어콘서트 당시 참석한 오기형 변호사,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전무, 김병관 웹젠 의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왼쪽부터) /뉴시스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영입된 19명의 인사 가운데 8명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고, 5명은 낙선했다. 이들 가운데 21대 총선을 앞두고 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6년 1월 더불어콘서트 당시 참석한 오기형 변호사,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전무, 김병관 웹젠 의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왼쪽부터) /뉴시스

☞<①>편에서 계속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인재영입은 당 이미지 개선 및 지지층 확대 등을 위한 정치적 포석과 함께 표를 얻기 위한 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44.0%, 19대 총선에선 49.3%, 18대 총선에선 44.8%가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21대 총선도 교체 비율은 40% 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중심에는 이른바 '문재인 키즈'가 있다.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직접 영입했던 '문재인 키즈'들은 총선 승리의 주역이었다. <더팩트>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키즈의 정치 활동과 명암 등을 조명한다. 나아가 이들이 바라본 21대 총선 인재 영입 키워드 등을 총 4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역구 의원 8명 중 3명 불출마 선언…원외 키즈는 두 번째 도전

[더팩트ㅣ국회=박숙현·문혜현 기자] 내년 총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키즈'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구를 다지며 21대 국회 재입성을 바라는 이들이 다수이지만,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제 갈 길을 걷는 이들도 있다. 당 차원에선 제2의 문재인 키즈 찾기에 한창이다. 어떤 인물이 '조국 사태' 이후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자의반 타의반' 정치권 떠나는 문재인 키즈들

경남 양산시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서형수 의원은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양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으로 서 의원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 쏠린다. 2016년 3월 서 의원 양산 유세 지원에 나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 /뉴시스
경남 양산시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서형수 의원은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양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으로 서 의원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 쏠린다. 2016년 3월 서 의원 양산 유세 지원에 나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 /뉴시스

지역구 국회의원 8명 가운데 현재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서형수·손혜원·표창원 의원 등 총 3명이다. 서 의원과 손 의원은 불출마 입장을 20대 국회 초창기부터 밝혀왔다.

서 의원실 관계자는 "처음부터 불출마한다. (국회의원은) 한 번만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부터 지역 정가에서도 불출마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일까. 당내에서도 정책위 원내부대표 외에 당직은 맡지 않았다.

다만 서 의원은 아직까지 양산시을 지역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예비후보 등록 이후 출마자에게 자연스럽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 있어 양산시는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중요한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다. '낙동강 벨트' 부산·경남(PK)지역은 내년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예측되는 곳 중 하나다. 서 의원의 후계자로는 '문재인의 남자'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거론된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당명을 바꾸는 등 맹활약을 펼쳐온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다만, 손 의원은 유튜브 등을 통해 총선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1월 7일 새 당명과 기념사진 촬영하고 있는 손 의원. /손 의원 페이스북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당명을 바꾸는 등 맹활약을 펼쳐온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다만, 손 의원은 유튜브 등을 통해 총선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1월 7일 새 당명과 기념사진 촬영하고 있는 손 의원. /손 의원 페이스북

'문재인 인재영입 0호' 손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정청래 전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출마해 당선했다. 손 의원은 당시에도 4년 후 서울 마포을 지역구를 다시 정 의원에게 되돌려주겠다고 밝힌 바 있고, 실천에 옮기는 모양새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에 출마할 계획도, 복당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다만 손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맹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또 한 번 '이미지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적 의견이나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총선 국면에서 고생하는 정치 신인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에 한정되기보단 진보개혁진영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계를 떠나는 문재인 키즈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분야에 매진할 예정이다. 손 의원은 임기가 끝난 뒤에는 농어촌이나 도시재생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사단법인이나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문재인 인재영입 1호 표창원 의원은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그를 영입하며 사람의 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서 국민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환영한 바 있다. 2016년 4월 유세를 함께 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표 의원.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문재인 인재영입 1호 표창원 의원은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그를 영입하며 "사람의 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서 국민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환영한 바 있다. 2016년 4월 유세를 함께 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표 의원.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법사위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 같았다"는 작심발언을 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은 정치계를 떠나지만, 범죄수사 관련 방송 활동 계획은 열어뒀다. 표 의원이 떠난 자리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에선 김범수 용인시정 당협위원장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수성, 또는 재도전 나서는 문재인 키즈

지역구가 있는 문재인 키즈들은 불출마를 선언한 세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4·15 총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병관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갑 재선에 도전한다. IT업계의 메카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20대 때 김 의원이 새누리당(현 한국당) '유승민계'인 이종훈 의원으로부터 승리하기 전까진 14대부터 19대까지 보수 텃밭이었다. 내년 총선에서 이곳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이자 6~7대 성남시의원을 지낸 김용 대변인이 출마를 예고해 민주당 당내 경선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선 분당 토박이 윤종필 의원이 지역구 탈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의 호위무사·최종병기'로 불렸던 김병기 의원도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 지역 관리 활동을 꾸준히 해오며 재선 준비를 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가 가깝기 때문에 의원님이 거의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들른다"고 했다.

이곳은 16대 국회까지는 보수정당 텃밭이었지만 17대부터 전병헌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하고, 김 의원이 물려받으며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바뀌었다.

20대 총선에서 청년·창업가를 대표했던 김병관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갑 재선에 도전한다. 안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 김용 대변인, 밖에선 한국당 비례대표인 윤종필 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손을 맞잡고 유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 의원.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20대 총선에서 청년·창업가를 대표했던 김병관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갑 재선에 도전한다. 안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 김용 대변인, 밖에선 한국당 비례대표인 윤종필 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손을 맞잡고 유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 의원.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정우 의원도 경기 군포시 현안을 챙기며 지역구 관리에 한창이다. 당초 김 의원은 부친의 지지 기반이 있는 강원 홍천·철원에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 지역으로 전략공천됐다. 당초 이 선거구는 군포수 단일 선거구였는데, 군포시 갑과 을로 분구된 첫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지역구가 다시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경기 군포시을과 통폐합될 수 있다는 변수도 있어 김 의원 측에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월호 변호사', '거지갑'이라는 별칭으로 20대 국회 후반기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중 인지도가 높은 박주민 의원은 서울 은평구 갑에서 21대 국회 재선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은평구 갑은 민주당이 대참패했던 18대 총선에서도 승리할 만큼 민주당 초강세 지역구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응천 의원의 지역구 경기 남양주시 갑은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곳 중 하나다. 지난 20대 총선 때도 여론조사에서 우위로 나오던 심장수 새누리당(현 한국당) 후보가 조 의원에게 249표차로 석패한 바 있다. 이인희 바른미래당 갑구 지역위원장도 총선에 도전장을 내고 있어 보수 단일화여부가 이 지역 판세의 변수다.

조 의원은 지난 7월 국토교통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기면서 GTX-B노선을 남양주 마석까지 연장 등 지역주민들의 현안 챙기기에 나선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조 의원은 "민의를 잘 반영해 열심히 하겠다"며 21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짧은 각오를 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의원은 경기 남양주시갑 재선에 도전한다. 조 의원 영입은 중도층 확장이라는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의원은 경기 남양주시갑 재선에 도전한다. 조 의원 영입은 중도층 확장이라는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지난 20대 총선에서 아쉽게 탈락한 문재인 키즈들은 국회 입성에 다시 도전한다.

오기형 민주당 도봉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전남 화순 출신으로 당초 광주 동산에 공천 의사를 밝혔지만 도봉을에 전략 공천됐다가 당시 새누리당, 국민의당과의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낙선했다. 총선 전날 밤 문재인 당시 대표는 직접 오 위원장의 지역구를 찾아 "제가 특별히 삼고초려한 인재"라며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21대 총선 출마 계획을 밝히며 "적폐청산 개혁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의회 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5당 5색의 정치구조였고, 정쟁으로 검찰개혁 등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혁 그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호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6년 당시 문 대표의 '호남영입인재 1호 인사'였던 이용빈 민주당 광산갑 지역위원장도 총선 출마 재도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요즘 들어 지역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살기 참 어렵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의 모습은 우리네 삶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게, 어색하게 존재해왔다. 저는 이러한 정치 풍토에서 벗어나서 정말 '반가운 정치'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라며 "내년을 준비하는 광주는 지금과는 또 다른 정치의,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는 무엇보다도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광주다움'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광주의 대표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낙선 이후 지역위원장을 유지하며 지난 19대 대선 당시에는 문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광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 서울 강북갑 지역위원장은 내년 총선은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역을 새롭게 바꿔달라는 구민들의 요구가 많다"며 "참신한 새 인물에 대한 기대도 많이 있어 그런 부분이 잘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0대 총선 고배를 마신 천준호 서울 강북갑 위원장은 4년 동안 골목당사로 지역기반을 다지고 21대 총선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천준호 위원장 측 제공
20대 총선 고배를 마신 천준호 서울 강북갑 위원장은 4년 동안 '골목당사'로 지역기반을 다지고 21대 총선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천준호 위원장 측 제공

그는 특히 '골목 당사'를 통해 지역구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천 위원장은 "찾아가는 현장 민원실 개념으로 간이 테이블과 의자 두 개, 배너를 들고 찾아가서 지역주민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원외위원장은 지역사무실을 두고 운영하지 않도록 돼 있다.

그는 '골목당사'를 두고 "법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길거리에 골목당사를 차려놓고 소통했다. 제게는 상당히 소중한 경험이었고,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관계를 많이 맺게 됐다. 이것들이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는 "21대 국회가 해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청년세대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기성세대와의 사회적인 대타협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한 측면으로 정치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능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싸우는 것만 기억한다. 그런 면에서 생활 정치에 유능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천 위원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구청 공무원들을 동원해 선거운동에 관여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민주당 당내 경선을 통과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③>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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