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8일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가 만났다. 심 대표는 황 대표를 대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찾아오는 게 도리라서 왔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이날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는 모습. /효자동=허주열 기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하면서 고생하는데 찾아뵙는 게 도리"

[더팩트ㅣ효자동=허주열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8일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심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2분께 황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을 방문했다. 인근에서 황 대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던 지지자 수백 명은 심 대표의 방문에 "물러나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등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 앞에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 등과 잠시 대화를 나눈 심 대표는 천막 안으로 들어가 2분가량 황 대표와 대면하고 나왔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심 대표는 "(황 대표가) 주무시고 있어 얼굴만 뵙고 나왔다"며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찾아오는 게 도리라서 왔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의 "황 대표의 단식을 '황제단식'이라고 조롱했는데"라는 질의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하시면서 고생하는데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다"고 재차 강조했다.

27일 오후 8일째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고 나온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허주열 기자

심 대표가 떠난 이후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 대표가 들어가기 전에 김도읍 비서실장이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무리 정치가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해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지 않나. 목숨 건 단식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말했다'"며 "이에 심 대표는 '정치는 정치고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왔다'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심 대표가 천막 안으로) 들어가서는 별 말씀은 없었고, 황 대표님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하고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가 단식 농성장에 천막을 설치한 것을 두고 "법을 무시한 황제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텐트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