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
文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돼 성과 나오도록 목소리 내달라"
[더팩트ㅣ부산=신진환 기자]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술렁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노력을 설명하고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또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실무 협상의 성과가 조기에 나오도록 동력이 되줄 것을 부탁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증진'을 주제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업무오찬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쁘라윳 태국 총리와 공동 주재하고, 아세안 국가 정상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
아세안은 우리뿐만 아니라 남·북·미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으로 아세안 10개국들은 모두 남북미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아세안 주도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이다. 또한, 아세안 회원국인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바 있다.
이번 업무오찬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처음으로 한반도 문제만 논의하기 위한 별도 세션으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업무오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소개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70여 년간 이어져 온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사국 간 신뢰 구축과 함께 지속가능한 대화 프로세스의 틀을 만들어 구체적인 성과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미 실무협상이 조기에 재개돼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아세안 회원국들이 계속 단합된 메시지를 발신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
아세안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개별 국가 차원은 물론 아세안 주도 지역 협의체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증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천명한 △무력불사용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한반도 문제 해결 3원칙과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한 아세안 정상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또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발전해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아세안 정상들은 이러한 문 대통령의 구상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실질적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 아세안 차원에서 이행과정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린도 방어대를 방문해 중대원들에게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군 당국 간 군사합의를 체결하면서 군사분계선(MDL)의 남북 일대와 서해의 135㎞ 구간에서 완충 구역을 설정했다. 창린도는 이 사격금지구역에 포함한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을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으로 규정했다. 북한이 명확한 의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의 무력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