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외신들이 본 한미 방위비 협상 결렬 이유
입력: 2019.11.21 05:00 / 수정: 2019.11.21 05:00
외신들은 19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017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 병사식당에서 인사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경청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외신들은 19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017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 병사식당에서 인사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경청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美 무리한 요구…한미동맹에 위협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협상이 이례적으로 결렬됐다. 한미 간 이견으로 1991년 SMA 논의 이래 첫 파행이다.

한미 양국은 19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협상하기로 했지만, 협상 시작 90분 만인 오전 11시 30분께 종료됐다. 미국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한 대폭 인상을 주장한 반면, 우리는 SMA 틀 내에서 상호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SMA는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라는 3개 항목으로만 구성돼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액을 수용하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돼 한미동맹 성격이 바뀌게 된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결렬된 이후 브리핑을 하는 모습. /뉴시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결렬된 이후 브리핑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같이 한미 양국의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과연 외신들 대부분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동맹을 해치거나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거로 전망했다.

먼저,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이번 협상 결렬에 대해 "북한과 중국에 대해 맞서는 미국의 주요정책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된 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에 추가로 타격을 입힐 큰 양보를 하고 싶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도 이날 우리 국민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미군이 잔류하기를 바라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급격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며 "국회가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발동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군이 미국을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이라크, 남수단, 아이티 동티모르에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NPR은 미군의 해외주둔이 국제정세에서 미국의 이익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번 미국의 무리한 요구는 한국이 F-35기 전투기 수입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미국의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게는 북한과 중국을 맞서야 하는데 주요 정책에 의문이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갈무리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게는 북한과 중국을 맞서야 하는데 주요 정책에 의문이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갈무리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대표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더 내셔널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에 기고한 글에서 방위비에서 한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세 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한국의 방위비 지출 비율, 군수물자 구입, 주한미군기지 비용 부담을 예로 들었다.

특히, 한미동맹의 종말은 "중국과 러시아가 환영할만한 것"이라며 "한국의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한미동맹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마찬가지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핵심 동맹과의 관계 약화를 우려하는 일부 미국 정부 인사들도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VOA)는 20일 민주당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만약 한국에 50억 달러(한화 5조8000억 원) 방위비를 요구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동맹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라며 "미국의 이런 요구는 매우 어리석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 기사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 공화당 간사인 테드 요호 의원은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요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증액 요구를 지지한다"면서 "최종 금액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한국은 부자 나라다.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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