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17분간 대국민 '소통'…'조국 사태' 또 사과(종합)
입력: 2019.11.19 23:43 / 수정: 2019.11.20 00:02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엔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배철수 씨.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는 국민패널 30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엔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배철수 씨.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는 국민패널 30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각본 없이 국민과 질의응답…文 "임기 절반이 남았다고 생각"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19일 임기 후반기를 맞아 대국민 소통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송구하다"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또,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민생·경제·외교·안보·검찰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국정운영의 방향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방송인 배철수 씨의 사회로 117분 동안 사전 각본 없이 국민패널 300명이 즉석에서 질문하면 이에 대통령이 답하는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민패널 300인은 세대·지역·성별 등 인구 비율을 반영했으며 노인, 농어촌,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 지역 국민들을 배려해 선정했다는 게 MBC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의 배경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스튜디오로 입장했다. 해당 노래는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이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6년에 발표한 곡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국민패널 300명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아버지(왼쪽 두번째) 등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부모들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아버지(왼쪽 두번째) 등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부모들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 첫 질문자 '민식' 부모 지명…"아이 안전 법안 통과 국회와 협력"

문 대통령은 첫 질문자를 선택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첫 순서는 민식이 엄마, 아빠에게 양보하면 어떨까요?"라며 대부분 손을 든 국민 패널에게 양해를 구하며 첫 번째 질문자로 김 군의 부모를 지명했다.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 군의 어머니는 "저희 유족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이런 슬픔을 막아달라고 부탁했고, 수도 없이 기자회견을 했다"며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하나도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를 꼭 이뤄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군 부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그런 법안들이 통과되도록 노력해 나가고, 스쿨존 횡단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김민식(9) 군이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스쿨존에 의무적으로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조항이 담긴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文 '조국 사태' 거듭 사과…檢개혁 의지 재확인

특히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문제는 참으로 곤혹스럽다"며 "여러 번 걸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 굉장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특히 조국 전 장관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 오히려 갈등을 주고, 국민을 분열하게 만든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난달 14일에도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 절실함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검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의가 많이 훼손돼왔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수록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같은 것이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의 통제장치 강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검찰 잘못을 제대로 물을만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 공수처도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일각에서 (공수처를 설치해) 야당을 탄압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 말하는데 고위공직자의 대부분은 정부·여당이지 않겠나. 우선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쉽게 오지 않을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하고 있다. 법 제도 개혁은 국회와 협력하며 법무부 통해 강력하게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 질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 질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남북관계·지소미아 문제도 '도마 위'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우선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보람을 많이 느끼는 분야"라고 언급하면서 지난 2년 전과 비교해 전쟁의 위험이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대화가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언제 평화가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반드시 우리는 지금의 대화 국면을 꼭 성공시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최근 교착 국면에 빠진 남북관계에 대해선 "근래의 남북관계 상황이 교착상태로 느껴지고 답답할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크게 보면 70년간의 대결과 적대를 평화로,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평화로 바꿔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오는 22일 시한이 끝나는 지소미아 종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입장은 여러 번 밝혔기 때문에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먼저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며 일본의 유책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지소미아 종료라는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로선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핵심이지만 한미일 간의 안보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최대한 일본과도 안보상으로 협력하고자 한다. 만약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일본과 안보상의 협력은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질문자 쇄도…부족한 시간에 국민 궁금증 해소 '부족'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직접 패널로 참여한 국민은 저마다 손을 들고 질문할 기회를 달라며 '발언권 쟁탈전'이 벌어졌다. 또 주관사는 온라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의 질문을 신청받아 대신 문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일자리 및 부동산 문제 △주택 등 부동산 정책 △장애인·다문화가정·탈북민·동성혼 등 소수자 문제 △모병제 등 군복무 기간 단축 문제 △문 대통령에 대한 2030 젊은 층 이탈 현상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다.

애초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사회자는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한 사람당 하나의 질문을 해달라"며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국민패널의 오랜 질문과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 탓에 시간이 지체되는 현상을 보였다. 사전 각본이 없는, '날 것' 그 자체였다.

이로 인해 국민과의 대화 중후반부에는 한꺼번에 비슷한 관련 질문을 모아 문 대통령이 한꺼번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질문할 기회를 얻지 못한 일부 국민패널은 불만을 터트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문 대통령에게 던져진 질문은 20여 건으로, 온라인상에서 부족한 시간 탓에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의 질문이 담긴 서면을 전달받아 충분히 답변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임기 절반 동안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고 기반을 닦았고 지금 드디어 싹이 돋아나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반기에 보다 확실하게 성과를 체감하고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과 희망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 절반이 지났을 수도 있고 임기 절반이 남았을 수도 있다"며 "저는 임기 절반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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