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4일 담화를 통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한미군사훈련 조정 가능 발언에 대해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9일 국방부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악수하는 에스퍼 장관. /남용희 기자 |
에스퍼 美 국방장관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조정" 발언에 화답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북한은 최근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위해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무협상은 미국이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4일 담화를 통해 한미군사훈련 축소 의향을 밝힌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으며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13일(현지시간) 방한하기 전 에스퍼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을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열리는 SCM에서 연합공중훈련 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 논의를 위한 실무협상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의 담화가 보도되기 약 2시간 여 전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담화를 발표했다.
김 대사는 최근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다음 달 협상을 재개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했다.
김 대사는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하여 시간 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며 "그런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도 했다.
한편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선 북한의 인권침해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14일(현지시간) 채택됐다. 이 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