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인재영입-보수통합' 엇박자…황교안의 가시밭 총선 행보
입력: 2019.11.12 05:00 / 수정: 2019.11.12 05:00
내년 총선 승리를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가 시작부터 계속 꼬이고 있다. 인재영입, 보수 통합 제안 등 내놓는 카드마다 논란이일고 있다. 황 대표가 지난달 1일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내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내년 총선 승리'를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가 시작부터 계속 꼬이고 있다. 인재영입, 보수 통합 제안 등 내놓는 카드마다 논란이일고 있다. 황 대표가 지난달 1일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내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총선 승리' 외치지만, 행보마다 '삐걱'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내년 총선을 겨냥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가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야심 차게 추진했던 인재영입은 1차 영입 대상자(박찬주 전 육군 대장)부터 구설에 올라 보류됐고, '총선 승리'를 위해 던진 '보수 통합' 카드는 대상자들이 모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오랜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회동한 자리에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을 둘러싼 '황교안-손학규 고성 설전'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뭘 해도 안 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뭘 해도 꼬이는 황교안

먼저 인재영입과 관련해 황 대표가 직접 접촉했던 박찬주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에 이어 '삼청교육대' 발언 논란까지 추가되며 영입이 잠정 보류됐다. 덕분에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었던 2차 인재영입 대상자 발표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인재영입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2차 인재영입부터는 양보다 질적으로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1차 인재영입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박찬주 영입' 논란은 '황교안 리더십'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황 대표는 지난 6일 '보수 대통합'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주요 통합 대상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지난 10일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못 박았다.

변혁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유의동·권은희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입장문을 통해 "황 대표가 보수 통합을 제안했는데,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유승민 (변혁) 대표의 개혁보수의 길에 보수를 통합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또 다른 통합의 대상인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며 "탄핵 역적 5인(김무성·홍준표·김성태·권성동·유승민)을 정계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변혁만큼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고성이 오간 설전을 벌였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고성이 오간 설전을 벌였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황 대표는 이날(10일) 문 대통령이 주최한 여야 5당 대표 만찬에서 "선거제 개혁을 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여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고, 이에 여야 4당 대표들이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야권 통합은 물밑에서 다 합의된 후에 전격적으로 공개해 사인하는 것인데, 아무런 준비 없이 이를 공개 하는 쇼를 연출함으로써 다 죽어가는 유승민만 통합의 핵으로 부상하게 해 유승민만 살려 주었다"며 "노련한 유승민이 정치 초년생을 데리고 즐기는 형국"이라고 쓴 소리를 가했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의 청와대 만찬 논란에 대해서도 "부득이하게 청와대 만찬에 갔으면 제1야당 대표가 범여권 군소정당 대표와 논쟁할 것이 아니라 당론대로 '조국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패스트트랙 철회, 패스트트랙 수사 중지, 고발 철회를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과 담판을 했어야 한다"며 "아무런 의미 없는 민주당 2중대 노릇을 하는 사람과 다투고 주범인 대통령이 말리는 연출을 하게 해 참으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질타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정책평가 토크콘서트에서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권 전반기 평가에 대해 잘한 걸 못 찾겠다고 혹평했다. /허주열 기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정책평가 토크콘서트'에서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권 전반기 평가에 대해 "잘한 걸 못 찾겠다"고 혹평했다. /허주열 기자

◆'친박-수구 보수-투쟁' 토양 위에서 헛발질 반복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황 대표는 친박(친박근혜), 수구 보수, 문재인 정권에 대한 투쟁이라는 세 가지 정치적 토양 위에 서 있다"며 "이것을 뛰어넘을 콘텐츠가 없다면 자신이 가진 토양을 키우기 위해 공동의 적(문재인 정권)을 만들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이어 "세 가지 토양을 모두 거부하고, 중도로 나아가는 한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콘텐츠를 내놔야 하는데, 아니다 보니 하는 일마다 안 된다"며 "이 토양들 위에서 차기 총선을 본인 중심적으로 치르려 하다 보니 엉뚱한 인물을 영입하고, 상식 밖 발언으로 청와대에서 다투기도 하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의 눈높이는 황 대표보다 높다. 한국당의 성공을 바라는 여론이 황 대표보다 앞선다"며 "당내 비당권파도 우려가 크지만, 대안이 없어 침묵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국당이 총선을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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