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유승민 "황교안과 대화…'보수 재건' 쉽게 봐선 안 돼"
입력: 2019.11.07 11:59 / 수정: 2019.11.07 11:59
7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통합 논의와 관련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 다른 조건은 묻지 않겠다며 다만 원칙을 말로만 하면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국회=문혜현 기자
7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통합 논의와 관련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 다른 조건은 묻지 않겠다"며 "다만 원칙을 말로만 하면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국회=문혜현 기자

신당기획단에 '유의동·권은희'…"국민의당계 의원들 정치적 결단 내려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저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제가 말한 세 가지 원칙,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원칙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중략) 결코 선거를 앞두고 야합을 위해서 말로만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화에 임해주길 바란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비당권파 모임) 대표는 7일 신당기획단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보수 통합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 제안에 유 대표도 일단 "대화에 임하겠다"며 화답했지만 '탄핵 문제' 극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혁 전체회의에서 유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창당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신당기획단엔 바른정당 출신인 유의동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의원이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당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해 12월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 10일께부터 본격적인 신당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유 대표는 "저는 대한민국 보수 정치가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 굉장히 깊은 반성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보수가 변하고 보수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한국 정치가 변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살아나는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정치해왔다"며 "보수 재건에 대한 세 가지 원칙이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변혁은 당분간 통합 논의와 신당 창당 준비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장엔 한국당의 탄핵 문제, 우리공화당의 입장, 국민의당계 출신 의원들과 안철수 전 대표의 의사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의원과 바른정당 출신 유의동 의원이 참여하는 신당기획단을 소개하면서 한국당과 통합 논의와 신당 창당 준비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의원과 바른정당 출신 유의동 의원이 참여하는 신당기획단을 소개하면서 "한국당과 통합 논의와 신당 창당 준비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다음은 유 대표 간담회 일문일답.

-'탄핵의 강을 건넌다'란 말이 한국당 내에서 탄핵을 인정하라는 건지, 탄핵 과정에서의 잘잘못을 짚고 넘어가자는 건지 구체적으로 풀어서 설명해달라.

=탄핵에 대해서 제 개인의 의견을 묻는다면 저는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이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탄핵을 반대했던 보수 정치인도 계시지 않나. 보수가 3년 전에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서로 손가락질하고 잘잘못과 책임 묻는다면 보수 통합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탄핵은 우리 헌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 보수가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이런 차원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말한 거다. 그 문제에 대해서 한국당이 분명히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이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어제 변혁 회의가 있었다. 보수 통합에 적극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어떤 의견을 개시했나. 신당창당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나.

=신당기획단에 권은희 의원과 유의동 의원 두 분이 같이 참여하는 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구별하기 그렇지만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6명과 광주 권은희 7분이 변혁에 있지 않나. 그분들 입장에선 신당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지금 100% 결심하기 어려운 사정을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를 하기 위한 신당 창당을 제가 보도자료를 통해서, 오늘도 말하는 이유는 한국당과 보수 재건 문제는 대화가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 거듭 말하지만 보수 재건 3원칙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말로만, 속임수를 쓰면 이뤄지지 않는다.

저희 변혁은 변혁대로 갈길이 뭔가에 대해서 계속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를 제대로 하기 위한 신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 7분의 의원들도 마음이 많이 가까이 오셨는데 100% 거기 동의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분들도 개혁적 보수 신당을 본인들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문제니 하나의 유력한 정치적 선택지로 생가하고 있는 건 당연하고, 그분들의 입장에서 최종 선택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신당기획단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설득해서 100% 동의를 받고 의기투합 가능하도록 하겠다.

-황 대표가 통합 협의 논의기구를 만든다고 했다. 참여할 생각 있나?

=그 기구에 대해선 제가 자세하게 얘기 듣지 못했다. 어제 황 대표 회견 중에 저와 직·간접적 소통을 했다고 얘기하는데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다. 추석 직전에 서로 안부 묻는 간단한 전화 정도 있었고, 보수 재건 문제에 대한 직접적 대화는 전혀 없었다.

앞으로 그런 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방금 말한 기구에 대해서도 저는 구체적으로 얘기 들은 바는 없다. 다만 한국당 안에 그런 기구 만드는 건 그 분들 문제니까 제가 코멘트를 할 입장이 아니다. 정치 세력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그런 기구에 대해선 제의가 온다면 그게 어떤 걸 하는 것인지 파악을 한 다음에 저희들의 입장을 정하도록 하겠다.

아마도 당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보수 재건 논의 기구가 만들어진다면 변혁에서 어떤 분을 거기에 보내드려야할지 부분도 굉장히 고민해봐야할 문제다. 그래서 아직 그런 부분 결정되지 않았고, 오픈된 상태다.

-보수 대통합을 논의하며, 신당을 창당한다는 건 후에 당대당 통합도 고려하고 있는 것인가.

=당대당 통합을 하기 위해서 변혁이 신당을 준비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가 정말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저희들이 지금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치를 하겠다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게 그렇게 당을 금방 만들어서 무슨 당대당 통합 수단으로 쓰겠다는 마음은 정말 전혀 없다.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보수 재건이 정말 쉬운가. 지난 3년 간 정말 되지 않은 보수 재건이 선거 앞두고 말 몇마디로 만나 악수하고 말 몇마디로 가능한 일인가? 굉장히 어렵게 보고 있다.

제가 제시한 보수 재건 원칙에 대해 한국당이 쉽게 보거나 말로만 하거나 속임수 쓰지 말라고 한 건 진정한 보수 재건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세 가지 원칙을 한국당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건 제가 그 당에 17년 간 있어서 잘 안다.

그럼 변혁 15명과 수많은 위원, 위원장들, 지지자들과 우린 그러면 어떤 정치 할 거냐에 대해서 저희는 한국당의 스케쥴, 그 사람들의 계획에 저희들이 맞춰서 그것만 기다리고 있을 순 전혀 없다는 말 분명하게 드린다. 우린 개혁보수신당이 우리가 갈 길이다란 신념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다. 굉장한 어려움이 있곘지만 우리가 그 길을 가겠다는 뜻이 있다. 그런 신당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저희들이 신당을 보수 통합의 수단이나 방법으로 생각하는 임시적인 게 전혀 아니다라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유승민 대표는 탄핵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공화당을 향해 저는 제가 말한 보수 재건의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문혜현 기자
유승민 대표는 탄핵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공화당을 향해 "저는 제가 말한 보수 재건의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문혜현 기자

-어제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우리공화당은 직접적인 논평을 내고 '말도 안 되는 박근혜 탄핵 묻기 야합'이라고 거부의사를 표시했는데 한국당에선 워낙 지지기반이 겹치니 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향후 통합 논의를 공화당과 같이하면 변혁이 받아들일 수 있나.

=보수 재건이란 게 예컨대 헌법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참여하는 보수 재건이라는 건 굉장히 애매한 얘기다. 왜냐하면 헌법가치에 대해 늘 얘기하지만 한국당이 자유 우파를 말하는 건 헌법가치를 편협하게 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변혁에서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헌법가치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건전한 유권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 한 가지만 논의하고 그런 건 따져봐야 한다.

탄핵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공화당이 헌법적 판단 내려지고 이미 역사속으로 들어간 그 문제에 절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저는 제가 말한 보수 재건의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그걸 다같이 아우르는,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이긴다는 이런 생각으로 하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선 한국당에 계신 분들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될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과거의 문제, 3년 전의 탄핵 문제에 대해서 매달려 있는 분들과 같이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는 생각이고, 그런 빅텐트가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소통이 있었는지? 창당 얘긴 오랫동안 한걸로 아는데 오늘 발표 결과는 소통의 결과인가.

=그분에게 신당기획단이든 신당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은 없다. 많은 분들이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기다리기 위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나 위원장님들이 그런 이유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현실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한다는 우리 내부 대화가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을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 그러니 우리 변혁에 같이 하는 분들도 언젠가 정치적 결단과 선택을 분명히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중이다.

-만약에 보수 통합이 어렵다고 한다면 선거 연대를 생각해볼수 있고, 그에 대한 국민의당계 의원들의 의견이 있나.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왜냐하면 지금 신당이라는 문제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저희들이 누구보다 알고 있고 지금보다도 더 힘든 정치를 해왔지만, 더 고난의 길을 가야 하는데 선거 연대를 할 때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대해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걱정할 게 전혀 없고 같이 정치적 결사체 해나가는 동지인 이상 그런 문제는 당연히 협의·합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당기획단의 대략적 스케쥴은?

=신당기획단이 출발해서 권은희·유의동 의원이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빠른 시간 안에 여러분 앞에 생각을 말씀 드릴 거다. 저는 12월 10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게 중요 기점이라 생각한다. 12월 10일까진 선거법이나 공수처법 같은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과 예산이 있기에 저희가 15명 전부 다 국회 안에서 20분의1에 해당하는 의원들인데 마지막 정기국회의 역할을 다 해야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저는 그동안 신당기획단서 준비해왔던 것을 갖고 창당 작업에 들어가게 될 거라 생각하는 중이다.

-신당 준비, 한국당과 보수 통합 논의를 동시에 하려는 계획같 은데, 통합 논의가 언제까지 결단 돼야한다고 보는가.

=제가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진정한 보수 재건을 위해 대화를 하자, 시작하자는거라면 그런 대화에 제가 피할 이유 없다 응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진짜 한국당 사람들이 보수 재건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정말 구체적이고 확실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

그런 대화는 시작을 하되 상대가 있는거니까 안 될수도 있고 중간에 깨질 수도 있다. 그래서 저희들의 플랜은 이 신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갖고 혼동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저희는 신당의 길을 가고 한국당과 대화 문제는 진짜 보수 재건이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또 그걸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혁신 조치들이 일어나고, 정말 낡은 집을 허물고 국민 보기에 새로운, 마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보수의 집을 재건하느냐 저는 그게 결정적이라 생각한다.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이뤄지는 여러 변화들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냉소적인진 저도 잘 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국민들이 지금 보수에 실망하고 등 돌리고 문재인 정권이 이런 실정을 저질러도 보수를 지지한다고 말을 하기 싫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리느냐다. 말 몇 마디, 제스처로 국민들께서 마음을 주지 않을거라고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제가 말씀한 원칙들이 지켜지기 바라고 그 원칙들을 지키는 게 한국당 입장에선 굉장히 고통스런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행동으로 보여진다면 굉장히 어려운 보수 재건의 길이 열리는 것이고,그렇지 않으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 본다. 저희가 신당기획단을 통해서 하는 건 변혁 의원 15명이 이제 정말 어려운 겨울에 길거리에 나앉아 새롭게 출발해보겠다는 그 의지를 이제까지 가져왔고, 출발을 하는 것이니 그렇게 이해해주면 고맙겠다.

-한국당과 대화가 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은 언제까지 하나

=저는 (대화 자체가) 쉽지 않을거라고 본다. 언젠가 결말이 나지 않겠나. 이 대화는 굉장히 어려운 대화다. 대화 고비마다 확인할게 있고 어제 황 대표가 그런 제안을 했으니까 상대방의 선의를 믿고 이게 진정성 있는 대화를 제안하고, 의지가 확실히 있는거라면 그런 대화를 시작하겠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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