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국당, 첫 인재영입 잔칫날에도 뒷말 무성
입력: 2019.11.01 05:00 / 수정: 2019.11.01 05:0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나 원내대표,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왼쪽부터).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나 원내대표,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왼쪽부터). /뉴시스

황교안 "'공관병 갑질' 박찬주, 정말 귀한 분"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첫 인재영입 명단이 공개됐다. 내년 총선이 167일 남은 엄중한 시기에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황 대표가 꺼낸 첫 카드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큰 '1차 영입인재'에 대한 뒷말이 무성해 실질적으로 당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1차 영입인재 환영식'을 개최했다. 환영식 사회를 맡은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다. 경제·안보·외교·사회 등 어느 분야하나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곳이 없다"며 "꽉 막힌 현실을 뚫고 미래로 나가는 길을 열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귀한 인재들'을 모셨다"고 소개했다.

이날 환영식에 참석한 한국당 1차 영입인재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 6명이다. 영입 명단에 포함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와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화장품제조업) 대표(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는 행사에 불참했다.

이들의 전문 분야를 살펴보면 경제 전문가 3인(윤창현·김용하 교수, 김성원 전 부사장), 청년 분야 2인(백경훈·장수영 대표), 여성 분야 1인(양금희 회장), 언론 전문가 1인(이진숙 전 사장), 과학(원전) 전문가 1인(정범진 교수) 등으로 분류된다. 성별로만 보면 남성 5명, 여성 3명이다.

한국당 1차 영입인재 8인의 공통점은 '반 문재인 정권'(이하 반문) 인사라는 것이다. 김 전 부사장은 두사중공업 퇴사 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적하는 편지를 남겨 이목을 끌었다. 백 대표는 지난 8월 조국 임명 반대 집회에 연사로 올랐다가 YTN 변상욱 앵커에게 조롱을 당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명성을 쌓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기자 해직 등 노조탄압 논란을 일으켰던 김재철 MBC 사장의 최측근 인사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 인사'로 몰려 불명예 퇴직했다.

이들은 한국당에 영입된 소감 발표에서도 '반문 정서'를 드러냈다. 윤 교수는 "경제가 많이 어렵고, 일자리 문제 등 현 정부 정책은 미래세대를 너무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데, 열심히 좋은 경제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최근에 많이 거론된 이슈가 상식,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상식이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제가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 한국당이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영입된 분들의 역할이 더 커지도록 당내외에 활동공간을 넓히는데 힘을 쏟겠다"며 "당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달려가자, 167일 남은 총선에서 압승해서 국민들게 기쁨을 드리도록 함께 뛰자"고 강조했다.

한국당 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한국당 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환영식 직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준비하는 분들을 몇 차례 더 소개시키는 기회를 갖겠다"며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오고 있어 안팎에 있는 자유시민들과 함께 나라의 어려움 막고 극복하는 정당이 되도록 폭을 넓혀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공관병 갑질'로 구설에 올랐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찬주 대장은 보류인가, 취소인가'라는 질문에 황 대표는 "영입취소가 무슨 말"이냐며 "영입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경제에 주력한 첫 행사이고 앞으로 안보 분야에 대한 것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 기자가 '박찬주 대장을 염두한 발언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황 대표는 "(영입하고자 하는) 여러분이 있다"며 "입당 과정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박 대장을 "정말 귀한 분"이라며 "다음 기회에 안보를 중심으로 말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장 영입은 전날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단체로 황 대표에게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이날 1차 영입인재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 대표는 여전히 그의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전 대장이 기독교 신앙으로 군인도 기독교 정신으로 하겠다 해서 아마 황 대표와 죽이 맞은 것 같다"며 "한국당이 요즘 계속 똥볼을 찬다.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 복은 천복이 아니면 이런 경우가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의 인재영입 쇼가 파탄이 났다"며 "제1호 영입인사(박 전 대장)가 영입식도 치르지 못하고 낙마한 것은 한국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를 당 대표가 '10고 초려'하려 했고, 지방까지 달려가 공을 들였다"며 "황 대표의 도덕성과 공감능력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다른 인사들도 국민께 겸손한 자세로 평가 받으려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질타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박 전 대장 영입 추진은 신중하지 못한 부분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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