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군소 야당 등에서 제기하는 '의원 정수 확대' 주장에 대해 "300명을 유지하기로 당론을 이미 확정했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18일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 64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이 대표. /이새롬 기자 |
"정치협상회의 만찬 이후 야당 태도 변화 기대"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개혁안 처리를 위해 정의당, 대안신당(가칭) 등 야당에서 제기하는 '의원정수 확대'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300명을 유지하기로 당론을 이미 확정했다"며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군소 야당 중심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의원정수 10% 확대'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지역구 225석에 비례대표 75석으로 하는 연동형으로 이미 당론을 확정했다. 300명을 절대로 넘지 않은 선에서 한다는 당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원칙을 갖고 다른 당들과 협상하겠다"고 했다.
의원정수 확대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야당에서 한 번 나온 주장이다. 그러나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때도 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 불가론'을 폈다. 이 대표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국민 여론조사를 봐도 압도적 다수가 300인이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300석 유지는) 당론으로 이미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개혁법안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지역구가 28석 줄어든다. 선거구가 통폐합될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을 들어 다시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어 이 대표는 "세비를 줄이고 의원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국민은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로 특권을 갖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나라 국회의원 숫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민적 요구가 훨씬 더 강하고 소중하다"면서도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축소하자는 한국당의 방안에 대해선 "더 줄이면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거기에 속한 사람들의 특권은 더 커지고, 더구나 (한국당의 주장은) 비례대표를 완전히 없애자는 것이라 대표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향후 협상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열려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정치개혁에 대해 (야당과) 협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늘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를 처음으로 하게 될텐데 거기서 '안을 제시해서 협상을 하자'고 다시 얘기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협치를 위한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간도 안 남았고 처리해야 할 안건이기 때문에 오늘부턴 (협상 주체들의) 태도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야 교섭단체 3당은 선거법 협상을 위해 오는 31일 비공개 '3+3(각 원내대표 외 1인)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및 각 당 실무 의원이 참여하는 '2+2' 정치협상회의는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 조문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통계청이 문재인 정부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났다는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선 "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다 보니 잠재됐던 것이 현실화됐던 것이지 숫자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고용상황이 악화된 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되다 보니 6~70세에 일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그 분들이 비정규직이 많다"고 했다.
이어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선 "저성장 기조에서 양극화를 해소하는 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며 "소득보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안전망을 잘 갖춰 계층간 위화감을 없애는 정책을 같이 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