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손학규 vs 이준석, '당비 대납 의혹' 진실공방
입력: 2019.10.24 05:00 / 수정: 2019.10.24 05:00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당 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손 대표가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최고위회의에서 손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이준석 최고위원이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당 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손 대표가 반박하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최고위회의에서 손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이준석 최고위원이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당권파 윤리위 공격에 비당권파 반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최근 안철수 전 대표를 모함했다는 이유로 당직직위해제 결정을 받은 이준석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타인을 통해 월 250만 원인 당비를 7회에 걸쳐 1750만 원 대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 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변혁 전체 차원에서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바른미래당 내홍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손 대표는 "개인비서가 잘못 알고 보낸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오는 12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표결 이후 신당 창당계획을 밝힌 유 대표는 탈당 직전까지 이같은 진흙탕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유 대표의 탈당 계획이 언론을 통해 나오자 손 대표는 유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터진 진실공방의 결과에 따라 당 내 상황이 다시금 뒤집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3일 오전 변혁 전체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은 "제보된 자료에 따르면 손 대표는 1월 8일, 3월 7일, 4월 1일, 5월 1일 등 확인된 7회에 걸쳐 1750만 원 당비가 타인의 계좌에서 입금됐다"며 "이 문제는 선관위 측에 문의한 바 정치자금법, 정당법, 형법 배임수죄로 매우 심각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 당권파와 손 대표 측은 즉각적으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며 "당헌당규를 살펴보면 자신의 당비를 타인으로 하여금 대신 납부하게 하거나 타인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당원은 당원자격 정지에 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안을 해명하지 못할 경우 당원자격 정지와 더불어 대표직도 버리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 대표도 "정치에서 돈 문제가 개입되는 문제라 굉장히 엄하게 다루는 사건"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이 최고위원과 충분히 상의해서 우리 변혁 전체의 이름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손 대표 측은 즉각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장진영 손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이어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 당비는) 당시 임헌경 사무부총장의 은행계좌에서 바른미래당 당비 납부 계좌로 입금됐다"며 "그런데 당비가 납부되고 나서 5일에서 7일 사이에 이승호라는 손 대표 개인비서의 계좌에서 임 전 사무부총장 계좌로 동일 금액인 250만 원이 송금된 기록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도 "우리 사무실 직원이 임 전 사무부총장을 당으로 생각한 거다. 임 전 사무부총장에 보내서 당에 입금한 것"이라며 "(비서에게) 현금으로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제대로 배웠으면 한다. 정치를 이렇게 치사하게 하면 되겠나"라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3일 중앙선관위에 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이어 손 대표의 해명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3일 중앙선관위에 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이어 손 대표의 해명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하지만 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변혁 의원들은 관련 사실을 정정하면서 진실공방을 이어갈 방침이다.

변혁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공개한 당비 납부 시점이 서로 다르다. 당권파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7회의 당비 납부 내역을 공개했고, 비당권파는 2019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7회의 당비 납부 내역을 확보해 발표했다.

두 주장을 합하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총 9회의 당비 납부 과정에서 당비 대납 의혹이 제기된다. 총 금액은 2250만 원이다. 손 대표 측 주장에 따르면 공개한 7건 중 5건은 손 대표가 개인비서에게 현금으로 당비를 주고, 비서가 임 전 사무부총장에게 송금한 뒤에 당 계좌로 이체된 내역이다.

다른 한 건은 손 대표의 현금을 받은 비서가 당으로 직접 보낸 이체 내역이고, 마지막 한 건은 손 대표가 임 전 사무부총장에 현금으로 당비를 준 내용이 당으로 계좌이체 됐다는 주장이다.

이 최고위원은 해당 내용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중앙선관위에 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이 최고위원은 공개된 총 9건의 당비 납부 내역을 이날 오후 과천 중앙선관위 조사2과에 접수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관위 자료 제출 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나온 해명을 봐도 현금으로 줬다고 하지 않나. 비서에게 2000만 원이 되는 현금을 줬다는 건데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일처리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며 "해명이 만족스럽다고 하는 사람보다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조사가 들어가면) 차용증 관련 내용부터 빌려준 돈이라는 등 해명이 나올 수 있겠지만,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질타했다.

변혁 의원들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에 관한 공익제보 및 선관위 고발에 따른 철저한 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해당 기자회견엔 소속 의원 15명이 전원 참석하면서 비당권파의 손 대표를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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