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일정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선화 기자 |
11월 한·일정상회담 가능해지나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면서 2박 3일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투톱 외교'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일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의미 있는 성과로는 오는 10월 말부터 펼쳐지는 아세안+3 정상회의(10월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16-17일) 등 다자 외교무대에서 '한·일정상회담' 성사가 꼽히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한일갈등 국면에서도 이 총리의 대일특사 파견 가능성이 계속해서 거론됐다. 동아일보 일본 특파원을 지냈고, 의원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해 대표적인 지일파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이 총리의 특사파견이 이뤄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서남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선 이 총리의 행보를 언급하며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이번 방일에 대해 일각에서는 '투톱외교'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리와 노영민 비서실장과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축사를 들었다. 23일에는 아베 총리 내외 주최 만찬, 24일 회담까지 예정돼 있어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 총 세번 이상 만나게 되는 셈이다.
이 만남에서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다. 24일 회담에서는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일본에 갖고 가는 것이냐는 질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네"라고 답한 바 있다.
친서뿐 아니라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수출 규제 강화 조치 등 양국이 다뤄야 할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가 지난 8월 이후 그동안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언급해오고 있는 만큼 아베 총리에게 경제보복 철회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 이 총리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실상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11월 한일정상회담 마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고쿄(皇居)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의식에 참석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하지만 이번 특사 파견에서 강제징용 관련 문제 해결, 경제보복 철회 등 극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아베 총리의 확답을 받는다면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마저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부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이 총리의 방일로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방문 목적은 일왕 취임 축하를 전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본의 분위기와 한국의 분위기는 굉장히 다르다"며 "일본 쪽에서는 대화는 하지만 요구하는 것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너무 분위기를 띄우는 게 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으면) 크게 실망하게 돼 한·일 관계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본의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아베 총리와 이 총리의 회담 성과와 관련해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신문은 "한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 전달로 관계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