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그를 적극 옹호했던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국론 분열'에 대한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를 일축했다. 지난달 17일 당시 조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조국 일가 검찰 수사 결과, 사법개혁안 국회 통과 여부 변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전격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으로부터는 '지도부 사퇴', 내부에선 국론 분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책임론'을 일축하며,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몸을 낮출 경우 향후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안에서 나오는 '자성론'을 일축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과와 유감의 표명은 여러 차례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해찬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상례를 완전히 우주로 쏘아내는 것"이라며 "남의 당 대표를 '물러나라 마라'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비판은 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나오는 건 완전히 결례"라고 주장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없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왼쪽)이 지난 7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물 내 재난시 구조요청 비상전원 확보 의무화 토론회에 참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앞서 당 내부에선 김해영 최고위원(부산 연제), 정성호(경기 양주)·이철희(비례대표) 의원 등 일부가 국론 분열에 대해 당 차원에서 사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최근 '여당 지도부 사퇴론'을 펼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안팎의 목소리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국론 분열에 대해 사과할 경우 향후 국정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진퇴양난에 놓인 현재 시점에서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생'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 안에서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수습하고 또 향후 국면을 어떻게 주도해나갈 건지는 끊임 없이 지혜를 모아 총력을 집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능력 있는 집권당 모습을 보이고, 또 장외로 나가 있는 야당까지 설득해서 국회 전체가 서민과 중산층 민생을 보살피고 침체된 경기 활력을 드높이는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책임지는 길"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이달 말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 통과도 벼르고 있다. 역대 정부 누구도 하지 못한 검찰개혁 완수로 '조국 사퇴' 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잘 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지난달 11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다만 조 전 장관 일가 검찰 수사 향배에 따라 민주당의 국면전환 시도에 대한 전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장관과의 동반 사퇴설을 일축하며 조 전 장관 수사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의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 결과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사 내용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많이 틀어막았다"고 유의미한 수사의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이 사활을 건 사법개혁안도 정의당, 바른미래당, 대안정치연대 등 야 3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 대화는 시작됐지만, 아직 접점은 찾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전략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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