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유승민 '한국당 조건부 통합' 후폭풍…'변혁' 향방 설왕설래
입력: 2019.10.14 05:00 / 수정: 2019.10.14 05:00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 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들면서 신당 창당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 대표가 지난달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 /김세정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혁 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들면서 신당 창당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 대표가 지난달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 /김세정 기자

안철수계 "느슨한 연대 아니지만, 모두가 동의한 이야기가 나가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유한국당과 '조건부 통합론'을 제안하면서 당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이하 변혁)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연합인 변혁에서 대표를 맡은 유 의원의 생각은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성 당시 손학규 대표와 대립각을 확실히 세우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드러냈던 변혁이었지만 최근 들어 추진력을 잃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안철수 전 의원이 미국 유학 계획을 밝히며 조기 귀국이 불발됐고, 유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그러자 '꽃가마', '정치적 객사' 등 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 안 전 의원을 향한 압박으로 해석되는 발언들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유 대표가 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들면서 신당 창당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유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 통합 조건으로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둘째 개혁 보수로 나가자, 셋째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세 원칙에 응할 용의가 있으면 황교안 대표든 누구든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혁 내부에서 안철수 전 의원과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의원들은 유 대표의 한국당 조건부 통합론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변혁 내부에서 안철수 전 의원과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의원들은 유 대표의 한국당 조건부 통합론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이를 두고 안철수계 의원들은 "내부적으로 먼저 말했어야 했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충분하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이야기인데, 유 대표의 솔직한 본인 생각 같다"며 "(내부적으로) 좀 더 이야기한 다음에 모두가 동의한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꽃가마, 정치적 객사' 등 발언과 관련해 "최근 발언은 조금 경솔했다. 15인 체제가 똘똘 뭉쳐서 새로운 당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조심하고 대화를 충분하게 해야 한다"며 "서로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과도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내부적 균열 우려에 대해서 "유 대표 자체는 원래 그런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서 당혹스럽진 않았다"며 "그걸 당권파 쪽에서는 강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변혁이) 한두 분의 발언으로 와해가 되거나 기스가 날 정도로 느슨한 연대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우리가 함께 가야 한다는 목표 의식은 동일하게 가지고 있고, 그것이 더 잘 이야기될 수 있는 환경에서 우리가 세를 키우고 다른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변혁은 내부 결속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당분간 신당 창당 논의 자체는 정체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내 국정감사도 한창 진행되고 있어 변혁은 물밑 대화를 이어가면서 정기 회의를 일주일에 한번 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변혁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어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변혁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어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당권파 측에서는 변혁의 신당 창당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당권파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미국에 가서 보내는 신호들을 보면 유 대표와 여러 가지 함께 하진 않을 것 같다"며 "유 대표도 당혹스럽고 유 대표의 진의를 몰랐던 안 전 대표 쪽 의원들도 황당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유 대표가 밝힌 세 가지 조건들은 영원불변하지 않는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될 수 있다"며 "(한국당과 통합에 대해) 조건부라도 달아 놓은 것은 그동안의 행태로 봐서 상당한 진전이다. 한국당과의 통합은 사실상 금기어였는데, 유 대표가 허투루 말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보수 통합 쪽에 무게를 뒀다.

한편 한국당 측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진 않고 있다. 유 대표 측에서 탄핵 문제를 확실하게 거론한 만큼 한국당도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혁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당이 조국 사태로 이미 승기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탄핵 문제를 정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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