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북미대화·남북관계 안개 속…침묵하는 文
입력: 2019.10.10 05:00 / 수정: 2019.10.10 05:00
문재인 대통령이 노딜로 끝난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침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노딜'로 끝난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침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수보회의·국무회의서 북미 협상 관련 언급 無…신중 태도 엿보여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이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서 교착된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도 안개 속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주로 경제활력 제고 방안 등에 대해 언급했다. "정부는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특별히 역점을 두고 있다" "신성장 동력 창출과 경제 활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와 반대로 민생경제 입법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국회를 압박하는 한편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극일(克日) 노선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내각이 참여하는 문 대통령이 만큼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한 외교·안보 문제와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일절 북미 대화와 관련해서 언급하지 않아 더 그러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어렵사리 열린 북미 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선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직 북미 대화의 여지가 있는 만큼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한 언급은 섣부르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북미가 11월쯤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실제 북미 간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대화 동력을 잃지 않도록 관련 입장을 신중히 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한미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북한은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한미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이 모두 다 끝난 것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지금 섣부른 판단은 오히려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평가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북한은 회담이 결렬된 뒤 "추가 협상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며 압박하는 등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좋은 상황이 아니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미국을 배후로 지목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북미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이 '노딜'로 끝나면서 꽉 막힌 남북관계도 개선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부터 대남 비난을 지속해온 북한은 최근에도 우리 정부의 미국산 첨단 무기 구입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8일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 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의 체제보장 등을 설득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노골적으로 우리 정부와 미국을 비난하는 북한의 행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 한미 공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북미 대화와 남북관계가 진전될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촉진자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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