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법 처리 늦는 국회 비판…내각에 국회와 소통 강화 주문[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극일(克日)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또한 경제활성화 등을 위한 민생 입법 처리에 미진한 국회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며칠 후면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100일이 넘어간다"며 "정부와 기업의 신속하고 전방위적인 대응, 여기에 국민의 응원까지 한데 모여서 지금까지는 대체로 잘 대처해왔다"고 평가했다. 오는 11일은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 100일째 날이다.
이어 "수입선 다변화와 기술 자립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등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도전을 기회로 만들어 우리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된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에게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이 신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와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에 대한 재정, 세제, 금융 지원에도 전방위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극일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흘 뒤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가 가동되는 것을 언급하면서 "정부 정책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며 힘을 모으는 컨트롤 타워로서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그런 가운데 정부는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특별히 역점을 두고 신성장 동력 창출과 경제 활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과 신산업 육성, 제2벤처 붐 확산에 정책 역량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중소기업 상생과 노사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공정경제 생태계를 추진하는 것도 경제 역동성을 위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는 일을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포용성 강화로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가는 방향"이라며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에 활력이 생겨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50~299인 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확대 적용 관련해서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며 "기업들이 대비를 위해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국회를 압박했다.
이어 "당정 협의와 대국회 설득 등을 통해 조속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정부가 시행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미리 모색해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규제 혁신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며 "데이터 3법 등 핵심 법안의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법률 통과 이전이라도 하위 법령의 우선 정비, 적극적인 유권해석과 지침 개정 등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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