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安 미국행에 힘 빠진 유승민…제동걸린 바른미래 '분당'
입력: 2019.10.08 05:00 / 수정: 2019.10.08 08:38
바른미래당 내홍으로 유승민(오른쪽) 의원을 중심으로 출범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에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가 기대됐지만, 미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당분간은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바른미래당 내홍으로 유승민(오른쪽) 의원을 중심으로 출범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에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가 기대됐지만, 미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당분간은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김철근 "안 전 의원 행보 계획된 것…안철수계 변혁 활동 중"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6일 독일 체류를 마치고 귀국이 아닌 미국행을 알렸다. 당장 안 전 의원과 함께하기를 희망했던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의 계획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 역시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변혁을 결성하자 정치권에서는 분당이 시작됐다고 보았다. 여기에 안 전 의원이 최근 책 출간을 알리면서 정계복귀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변혁에 참여한 의원들로서는 안 전 의원이 귀국할 경우 유 의원과 함께 다시 한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당시와 같은 시너지를 예상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이 귀국이 아닌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변혁의 계획도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변혁 대표를 맡은 유 의원은 7일 안 전 의원의 미국행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 본인의 뜻이 중요하다. 기다려 보자"며 "(안 전 의원과)연락을 했었고, 또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안 전 의원의 미국 유학 사전 교감'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 연말까지도 오지 못할 거란 전망에도 "오고 안 오고 (문제) 보다 본인의 뜻이 중요하다"고만 밝혔다.

계속해서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관심이 몰리자 유 의원은 "변혁에 함께하는 15인의 의원들이 당연히 똘똘 뭉쳐서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15명 의원 중엔 안 전 의원과 함께 정치활동했던 이태규·김수민 의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따라서 유 의원의 발언은 변혁에 안 전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뿐 이미 충분히 정치적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 전 대표의 정계 조기 복귀가 불발됐지만, 유 의원을 비롯한 변혁은 안 의원을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6일 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당원과의 간담회를 열고 안 전 의원과 관련해 "당분간 미국에 있어서 국내정치에 복귀하기는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보지만, 어차피 정치하려고 뜻을 세운 분이 아닌가"라며 "마땅히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함께 있었던 김철근 변혁 대변인도 "유 의원이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안 전 의원을 만나러) 미국이 아니라 우주라도 갈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안 전 의원의 귀국 또는 미국 유학과 관련해 국내 정치 상황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팩트 DB
김철근 변혁 대변인은 안 전 의원의 귀국 또는 미국 유학과 관련해 "국내 정치 상황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팩트 DB

다만 변혁은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이 국내 정치의 영향을 받은 거라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김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 측근들이 언제 올 거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지금 '귀국 시기', '유럽에 있다가 미국에 갔다'는 내용이 국내 정치 상황하고 연결지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안 전 의원의) 원래 계획에 있었고, 유럽에 일년 간 있으면서 여러 상황으로 봐서 미국에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외국에 나가 있는 안 전 대표가 국내 정치상황에 일희일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만 안 전 의원과 정치활동을 같이 했던 의원들이 변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걸 보고 해석해 주시라"고 밝혔다.

변혁 내에서 안 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감 등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자꾸 안 전 의원과 (상황을) 연결지어서 안 된다"고 답했다.

변혁 소속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안 전 의원의 귀국을 원하는 목소리는 있었으나 본인 의견을 존중하자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변혁이라는 비상 체제로 활동할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변혁을 두고 이 모임에서는 당원으로선 전혀 해서는 안 될 해당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당 기강 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남윤호 기자
손학규 대표는 변혁을 두고 "이 모임에서는 당원으로선 전혀 해서는 안 될 해당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당 기강 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남윤호 기자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혁을 향해 날선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변혁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어 유 의원이 대표를 맡고 대변인까지 임명했다고 한다"면서 "이 모임에서는 공공연하게 탈당이나 신당창당 논의가 전개되고 당원으로선 전혀 해선 안 될 해당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당헌 윤리규범의 제4조 2항은 모든 당원은 서로간 신의와 존중을 바탕으로 당 발전에 협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 1항은 사회 상규에 어긋난 언행으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유 의원을 위시해 변혁이라는 분파적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의원들·지역위원장들은 이 규정들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이 분파적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당원들은 해당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며 "당 기강 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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