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다시 만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5일(현지시간) 결렬됐다. 결렬 이후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은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대사. /이원석 기자

美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북한과 좋은 논의" 반박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진행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5일(현지시간) 결렬됐다.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결렬의 책임이 미국 측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사는 "미국은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지만,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며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측이 협상 결렬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했지만,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미 양국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만났지만, 사실상 돌파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