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실패한 통합' 유승민·안철수, 다시 뭉치려는 까닭  
입력: 2019.10.07 05:00 / 수정: 2019.10.07 05:00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는 독일에 있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개혁적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이는 데 뜻을 같이해 달라 계속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는 "독일에 있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개혁적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이는 데 뜻을 같이해 달라 계속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비상행동' 대표 유승민 "실패 이유 약속 못 지켰기 때문…창당 정신 여전히 유효"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비당권파의 인내가 한계치를 넘긴 가운데 조만간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 대표,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탈당 등의 '특별 행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어느 정도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한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은 이미 한번 실패한 두 세력의 통합을 한번 더 시도할 전망이다. 성공 가능성은 이번에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이들이 다시 뭉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른미래당 내 유·안계(유승민계 8명, 안철수계 7명) 의원 15명은 함께 지난달 30일 비상행동을 출범시켰다. 유 대표가 이 모임의 대표를 맡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없는 안 전 대표는 직접적으로 이 모임에 대한 견해를 표현한 바는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어느 정도 안 전 대표가 이 모임의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그의 측근들도 참여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 대표는 지난 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현직 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최근 당 상황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바른미래당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유 대표는 "국민 눈에 바른미래당은 실패를 거듭해 왔다. 그 실패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우리가 당초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 2018년 안 전 대표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게 있다. 안 전 대표가 추구하는 합리적 중도 정치와 제가 추구해 왔던 개혁보수의 정치를 합쳐 국민을 위해, 이 나라를 위해 좋은 정치를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수호와 사퇴를 주장하는 양측의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효균 기자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수호와 사퇴를 주장하는 양측의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효균 기자

다만 유 대표는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진영 논리에 빠져 불법, 특권, 불법에 대해 눈감고 양 패거리로 나눠서 싸우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고 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잘못해 그동안 국민들께 신뢰를 얻을 수 없었지만 우리가 당초에 시작했던 그 초심, 우리의 창당 정신은 여전 유효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 안에서 우리가 가고 싶은 길, 우리가 하고픈 정치를 하기에는 상황이 절망적"이라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출발점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할 일을 다른 사람 손에 맡기지 말자, 우리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자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유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직접 연락하며 긴밀히 뜻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렸다. 유 대표는 "독일에 있는 안 전 대표에게도 개혁적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이는 데 뜻을 같이해 달라 계속 요청을 하고 있다"며 "제가 그동안은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분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안 전 대표와) 대화해 왔지만, 이젠 직접 연락하고 의사를 묻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그 정신을 최대한 살려 개혁적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전 대표는 당장 정계 복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오는 9일 책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을 출간해 정계 복귀를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6일 SNS를 통해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대로,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포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가 당분간은 측근들을 통하고, 총선을 앞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직접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안 전 대표의 미국행에 대해 유 대표는 "그분도 어차피 정치를 하려고 뜻을 세운 분 아닌가"라며 "마땅히 힘을 보태줄 거라고 기대하고 그런 메시지를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비상행동 내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실패했다는 점에 대해선 그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며 "어리석게도 그동안 우리 당은 주도권 같은 지극히 작은 것들에 대한 욕심에 빠져 국민을 보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다만 이 의원은 "현재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당 상황을 뛰어넘어 분열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점에 우리는 공감하고 있다"며 "단순히 당 내 상황이 우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국 사태를 통해 본 문재인 정부의 고집과 독선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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