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지난 두 달간 이어진 '조국 대전'이 그대로 이어진 '조국 국감'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위원장이 개회를 선포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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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국 질문'으로 끝난 대정부 질문…의미심장한 이낙연의 환한 미소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정기국회의 꽃'이라는 국회 국정감사가 이번 주 시작됐습니다. 야당이 예고한대로 초반 분위기는 지난 두 달간 이어진 '조국 대전'이 그대로 이어진 '조국 국감'으로 진행되는 모양새입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한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조 장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졌습니다.
-정기국회 시작에 앞서 이번 주 초반에는 4일간 이어진 국회 대정부 질문이 마무리됐습니다. 역시 조 장관에 초점이 맞춰진 '대조국 질문'에 가까웠습니다. 이 가운데 청와대에선 새로운 트러블메이커(?)로 떠오른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현직 외교관의 무릎을 꿇게 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겁니다. 먼저 국정감사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지난 2일 교육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조국 법무부 장관 딸과 나경원 한국당 의원 아들의 입시 의혹을 거론하며 충돌했다. /이덕인·남윤호 기자 |
◆교육위 국감, 박경미-김현아 '쓸데없는' 설전?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2일 교육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어김없이 조 장관 딸에 대한 의혹이 거론됐는데요. 여야가 서로의 질문을 두고 '쓸데없다'고 비난했다고요?
-네, 맞습니다. 다소 웃픈(?) 상황이었는데요. 이날 교육위 국감장에서 야당은 조 장관의 딸 조민 양에 대한 비판을, 여당은 최근 제기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입시 의혹을 언급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현아 한국당 의원이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쓸데없다"고 표현한 건데요. 박 의원은 질의에서 "한 유력 정치인의 자녀가 과학경진대회 연구를 위해 서울대 윤모 교수에 부탁한 게 밝혀졌다"며 "물론 이 건은 검찰이 전광석화 압수수색하며 수사한 조 장관 딸과 달리 시민단체의 고발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으나 이 사건이 발생할 당시 이미 그 정치인은 서울시장 후보이자 다선의원이었고, 조 장관은 교수였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덜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박 의원은 서울대 입학생 쏠림 현상 문제를 교육부에 비판했는데요. 발언 시간의 한계로 질의를 끝까진 할 수 없었습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앞서 박 의원님께서 아주 이론적이고 또 학구적인 것이 바탕이 된 질문을 잘 들었다. 앞 시간에 쓸데없이 야당 원내대표 아들을 지적하시느라고 고귀한 질문을 다 못 들었다. 이참에 저희 당에서 제시한 대통령, 나 원내대표, 황교안 대표, 조국 딸 특검 빨리 수용하셔서 좋은 질의를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확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신상 발언을 요청해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그는 "서울대 입학생에 대한 제 질의에 대해 이론적이고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평가 해줘서 고맙다. 유력 정치인에 대한 제 질의를 쓸데없다고 폄하하셨는데, 저희가 보기엔 조민 학생에 대한 한국당의 질의가 다 쓸데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렇지만 저희는 그렇게 상대 의원에 대한 질의를 평가하지 않는다"며 "제가 무엇을 질의할 건지,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지는 전적으로 제 권한이다. '쓸데없다'는 모독성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청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는데요. 박 의원의 신상 발언을 들은 이찬열 교육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사과 안 할 거죠?"라고 묻자 "네 안 해요~"라고 말하면서 장내엔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떤 의원의 질문이 더 쓸데없었을까요. 여야 공방이 격해지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웃음)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번 주 초까지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대정부질문 말미 이낙연의 '잇몸 만개' 이유는?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환한 웃음을 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엇이 이 총리를 웃게 했나요?
-네, 이 총리가 활짝 웃은 건 4일간 진행된 대정부질문 중 마지막날, 마지막 순서였던 이용득 민주당 의원 질의 때였습니다. 이 의원은 이 총리에게 질의 첫마디로 "4일간 고생 많이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이 시간을 기다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정말 활짝 웃었습니다(웃음). 단순히 대정부 질문이 끝나서 좋았다는 의미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아마도 그만큼 이번 대정부 질문이 이 총리에게 힘든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렇죠. 이번 대정부 질문은 조 장관을 둘러싼 여러 논란으로 상당히 시끄러웠죠?
-네, 그렇습니다. 이번 대정부 질문은 '대조국 질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질의가 조 장관 관련 주제들이었습니다. 다른 장관들은 거의 답변 기회가 없었고, 야당 의원들은 조 장관과 이 총리를 대상으로 집중 질의를 했거든요.
-당사자인 조 장관 만큼이나 이 총리에게도 정말 괴로운 시간이었을 거라고 예상이 되는데요,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어떤 대정부 질문보다도 이 총리도 답변에 있어 조심스러웠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총리는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질의에 답변을 하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27일 대정부질문에서 "여성만 두 분 있는 집에서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고 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했지만, 사실 그 당시 아들과 변호인 등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 조 장관과 관련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 총리는 "국민들 사이에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에 대한 깊은 회의가 싹텄다", "가진 사람들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활용하는 일들이 많이 번지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짐작한다" 등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또 '법무부 장관이 도덕적 불신을 받고, 장관 배우자는 범죄에 연루된 의혹이 크다면 정부가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엔 "많은 부담을 지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리의 답변들을 종합할 때 그가 개인적 견해와 정부 입장 사이에서 상당히 큰 갈등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대정부 질문 중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이 총리의 밝은 웃음은 이와 관련한 '해방의 웃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과정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4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충돌에 이어 이번엔 현직 외교관을 무릎 꿇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윤호 기자 |
◆논란만 두 번째…'트러블메이커' 김현종?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당시 의전 실수를 한 현직 외교관이 김 차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어찌된 일인가요?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유엔 주재 대한민국대표부재외공관 감사 과정에서 "유엔총회 때 김 차장이 의전 실수를 문제 삼아 외교관을 무릎 꿇게 한 사실이 있느냐"며 당사자를 찾았는데요. 그러자 주유엔대표부 소속 A 서기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갔다"며 "구체적인 것에 대해 심하게 질책한 건 아니었지만 지적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일은 지난달 23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김 차장이 의전 실수로 배석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합니다. 김 차장은 A 서기관을 자신의 숙소로 불러 경위를 추궁했고 이 과정에서 A 서기관이 무릎을 꿇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A 서기관은 "부당하다거나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김 차장이 강압을 행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외교관이 무릎을 꿇을 정도면 심각한 분위기였을 것이고, 이는 김 차장의 매서운 질책이 동반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른 부처의 직원을 직접 혼낸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외교관의 실수로 김 차장이 배석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점에서 직접 주의를 시킬 수 있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김 차장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습니까?
-네, 앞서 김 차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충돌'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었죠. 김 차장은 지난 4월 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강 장관과 언쟁을 벌였습니다. 김 차장이 외교부 작성 문건의 내용 등을 지적하며 외교부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자 강 장관이 "우리 직원들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고 하는데요. 이후 강 장관과 김 차장은 영어로 한참 설전을 벌였다고 하죠. 특히 차관급인 김 차장이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차장은 지난달 "외교안보라인 간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해당 논란 및 강 장관과 김 차장 간 갈등설 우려도 잦아들었는데요, 이번 일로 김 차장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 차장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겨나면서 청와대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야당은 4일 김 차장을 트러블메이커라고 칭하며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외교라인에서 자꾸 잡음이 새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김 차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일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도 사실상 '반성문'을 내놓을지 궁금하네요. 청와대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문혜현 기자,박숙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