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유승민 "이른 시일 내 결단"… 비당권파 탈당 가시화
입력: 2019.10.04 05:00 / 수정: 2019.10.04 05:00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이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언하는 유 대표. /김세정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이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언하는 유 대표. /김세정 기자

유 대표 "사즉생의 각오로 새로운 선택 의견 수렴해 결론 내릴 것"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결성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이하 변혁)'의 수장 유승민 대표가 탈당 계획을 시사하면서 당내 신당 창당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 대표는 변혁 회의에서 여러 차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변혁 전체회의에서 유 대표는 "제가 이 모임의 대표자로서 우리의 선택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 역할은 의원님들과 원외 위원장, 당원 등 여러 안팎의 의견을 수려해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유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병국·유의동·하태경·지상욱·정운천·신용현·김삼화·이태규·김중로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유 대표는 "지금 이대로는 아무 희망도 없고 절망뿐이라는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즉생의 각오로 새로운 선택의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말하기도 했다. 오는 4일 유 대표는 의원회관에서 원외 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다. 또 오는 6일 오후엔 청년정치학교 1~3기를 모두 초청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유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이날 당내 문제뿐만 아니라 정국 현안 등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변혁은 사실상 당내 최고위를 대체하는 성격의 이날 전체회의를 앞으로도 지속하면서 당권파와 대립각을 더욱 확실히 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과 비당권파가 각각 다른 곳에서 현안 발언을 이어가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 대표를 수장으로 하는 변혁은 전체회의를 열고 당을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라고 규정했다. /더팩트 DB
바른미래당 당권파과 비당권파가 각각 다른 곳에서 현안 발언을 이어가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 대표를 수장으로 하는 변혁은 전체회의를 열고 "당을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라고 규정했다. /더팩트 DB

오 원내대표는 변혁을 두고 "비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라며 "손 대표는 하 최고위원에 이어 이 최고위원까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달아서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 당이 만신창이가 되든 말든 치졸한 방법을 동원해 당권을 지켜보자 하는 것인데, 끝에 가선 패가망신이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이날 변혁은 김철근 전 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해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변혁에 당 사무처 당직자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빨리 알리는 게 제일 급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신당 창당 시기가 10월 말 정도 되느냐'는 물음엔 "지금 특정할 수는 없지만, 국감 기간에도 국감은 열심히 하시되 변혁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문제는 제가 대표자 역할을 맡은 이상 최대한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권파는 이같은 변혁 활동을 공식 회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변혁 회의 일정과 공개 발언 등은 당 공보실을 통해 자료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변혁 전체회의는 당초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시간에 열렸지만, 국정감사 기간인 점 등을 고려해 최고위보다 1시간 일찍 열렸다.

임재훈 의원 등 당권파는 비당권파인 지상욱 의원을 비판하면서 변혁 회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손 대표, 채이배·임재훈 의원이 지난 8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임재훈 의원 등 당권파는 비당권파인 지상욱 의원을 비판하면서 변혁 회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손 대표, 채이배·임재훈 의원이 지난 8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이후 최고위에선 당권파 인사들이 공개적인 석상에서 손 대표를 비난한 지상욱 의원을 비판했다. 지 의원은 지난 1일 라디오에 출연해 "손 대표가 지방선거 때 여론조사 비용도 마구잡이로 써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돈 문제에 자유롭지 않다"며 "지나가는 객을 피곤하다고 해서 잠깐 우리 집에 쉬게 해드린 것"이라고 발언했다.

임재훈 의원은 이를 두고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열렬한 지지로 선출된 당 대표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분노하고 엄중히 경고한다"며 "지 의원의 어제 발언은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변혁을 향해 "의원들이 비상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자각할 수 있도록 머지않아 획기적이고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당의 국민적 신뢰 회복 방책을 강구해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고드리겠다"고 선언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유 대표는 18일째 단식 중인 이학재 한국당 의원을 방문해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계개편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 "이 의원이 단식을 오래했는데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며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하고 바른 정당시절 저희와 같이 하고 바른미래당도 하다가 당을 떠나신 분이다. 어쨌든 늘 같은 식구라는, 동지라는 생각이 있어서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서 잠시 가겠다"라고 일축했다.

변혁이 향후 진로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밝히면서 창당 시기를 국감 이후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그 규모나 범위는 특정되지 않았다. 유 대표는 '호남계 의원 영입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분들과 대화를 시작하지 못했다"며 "뜻을 함께 한다면 당연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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