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조국 '국회 데뷔' 그날, 붙이는 자와 떼는 자(영상)
입력: 2019.09.28 00:01 / 수정: 2019.09.28 00:0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정회 시간 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 앞에 붙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피켓을 제거하고 있다. /국회=문혜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정회 시간 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 앞에 붙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피켓을 제거하고 있다. /국회=문혜현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당, 주광덕 의원 조국 폭로에 "끝났다. 끝났어" 고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이번 주 정치권 화두는 역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26일 조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사퇴 피켓을 노트북에 붙이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조 장관을 불러 지난 23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인 검사와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한국당은 대정부 질문을 멈추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탄핵 추진을 의결했습니다. 그럼 먼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 장관의 대정부 질문 데뷔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을 발언대로 부르며 법무부 관계자 나오시라며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배정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을 발언대로 부르며 "법무부 관계자 나오시라"며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배정한 기자.

◆대정부질문 정회 중 나타난 민주당 '피켓 제거반'

-조 장관이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어렵게 데뷔했습니다. 물론 소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국당 의원들이 긴급 의원총회로 자리를 뜬 사이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고요?

-네, 맞습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분노 표출'(?)을 취재진이 목격한 건데요. 한국당 의원들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겠다며 모두 나간 뒤, 본회의장엔 민주당 의원들만 남았습니다. 이때 취재진의 눈에 한국당 의석 쪽에서 뭔가를 열심히 떼고 있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초반 '조국 사퇴'라는 피켓을 노트북 뒷면에 부착한 채 질의에 나섰습니다. 박 의원이 무얼 하고 있나 봤더니 바로 이 피켓을 떼어 내고 있었습니다.

-피켓을 떼는 박 의원의 손놀림이 굉장히 빨랐는데요, 마치 생활의 달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웃음). 짧은 시간 동안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양의 피켓을 떼어냈는데요, 곧 같은 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동참했습니다. 결국, 두 의원이 합심해 거의 모든 피켓을 떼어 냈습니다.

-자리로 돌아온 한국당 의원들도 좀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대로 피켓이 제거된 채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건가요?

-아닙니다. 피켓이 사라진 것을 눈치챈 한국당 의원들은 다시 새로운 피켓을 가져와 부착했습니다. 이 장면이 참 다소 민망하기도 했는데요(웃음), 좀 더 그랬던 건 이날 방청석에 초등학생들이 와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장면 외에도 신경전이 치열했던 만큼 여야가 서로 고성도 주고받고, 조롱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런 장면들을 어린 학생들이 모두 지켜봤다는 것이 어른으로서 참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다른 장면도 있었는데요, 이날 대정부질문이 모두 끝난 뒤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조 장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온통 조 장관과 관련된 질의로 채워졌는데요, 야당 의원들은 이 총리에 대한 질의에서도 조 장관에 대해서 재차 질문을 던졌습니다. 특히 이 총리는 조 장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놔 주목되기도 했는데요, 그는 조 장관이 압수수색 팀장과 통화한 것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 자체에도 "국민들 사이에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에 대한 깊은 회의가 싹텄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조 장관 논란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 총리의 답변을 지켜본 조 장관의 속내가 어땠을지 참 궁금했는데요, 대정부 질문이 모두 끝난 뒤 조 장관이 약간 '쭈뼛쭈뼛'하며 이 총리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총리와 악수하며 조 장관은 고개를 푹 숙이며 인사했습니다. 아마도 미안한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이 되기도 합니다. 이 총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악수 직후 바로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는데요, 조 장관은 잠시 이 총리는 기다리는 듯하더니 먼저 빠르게 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23일 조국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폭로했다. /배정한 기자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23일 조국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폭로했다. /배정한 기자

◆ "결정타 나왔다"… 조국 '압수수색 외압 논란'에 고무된 한국당

-주 의원은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피의사실공표라는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요.

-네, 조 장관 통화 논란이 번진 직후 열린 한국당 긴급의총은 본회의장 바로 맞은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렸는데요, 본회의장을 나와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한국당 의원들 굉장히 '기세등등'해 보였습니다. 한 의원은 굉장히 고무된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끝났다, 끝났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는 '수사 중이다', '지켜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갔는데, 이젠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이건 지금 자기가 범법 행위 한 걸 시인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된다"라며 기뻐했습니다. 대부분 의원이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모두가 굉장히 들뜬 분위기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당은 이날 의총을 통해 조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 발의와 형사 고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주 의원에 대한 칭찬도 상당했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정부 질문에서 조국과 관련한 여러 가지 새로운 비리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압수수색 하는 검사에게 전화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의원들도 "주 의원 최고다", "조국이 완전히 주 의원한테 당했다", "요즘 너무 열심히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습니다. 특히 주 의원은 이번뿐만 아니라 최근 조 장관 관련 이슈에 대해 굉장히 집중해 여러 의혹을 새롭게 제기한 바 있어 주목받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주 의원도 동료 의원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감사하다"며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내용을 공개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한 피의사실공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 아닙니까?

-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주 의원이 이런 정보들을 어디서 알았는지에 대해 굉장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에선 "검찰 누군가가 주 의원과 내통하며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고 분노했습니다. 이 총리나 조 장관 본인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놀랐다"며 우회적으로 수사 정보가 유출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아울러 주 의원은 조 장관 딸의 성적표를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귀국과 동시에 당시 숙소 앞을 찾았던 교민들을 만났던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문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늘 미안하고,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귀국과 동시에 당시 숙소 앞을 찾았던 교민들을 만났던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문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늘 미안하고,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 '찾아가는 서비스'…美 방문한 文, '동포' 속으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귀국했죠. 비핵화와 한미동맹 등 무거운 주제는 미뤄두고 훈훈한 장면을 이야기해볼까요?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교민들에게 다가갔는데, 동포 사랑이 남다른 것 같아요(웃음).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은 수많은 교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대부분 교민은 휴대전화로 문 대통령의 모습을 찍고 있습니다. 또 '존경해 마지않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글과 함께 선물 받은 사과 바구니 사진도 있고요. 문 대통령은 교민들의 응원에 절로 힘이 났을 것 같습니다.

-실제 문 대통령은 26일 페이스북에 "뉴욕 날씨는 예보와 달리 매우 따뜻했다. 변함없이 응원해주고 숙소 앞에서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전해주신 동포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늘 미안하고 감사드린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간다"며 동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순방 등 해외에 나갔을 때 몇 차례 교민들과 '깜짝 만남'을 했습니다. 지난 4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환영하러 나온 교민들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는데요, 이는 예정이 없던 것이라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교민들과 기념촬영을 제안하기도 했죠.

-2017년 취임 이후 독일을 방문했을 때도 총리실 담장 너머에 있던 교민들에게 먼저 다가갔던 문 대통령입니다. 당시 100여m를 걸어가 교민들 품으로 들어갔는데요, 이때 메르켈 총리도 동행하면서 화제가 됐었죠. 철제 문틈 사이로 문 대통령과 교포가 손을 맞잡는 장면은 아직도 인상적입니다.

-'대통령' 하면, 범접할 수 없는, 다가가기 어려운, 지체 높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물론 국민을 대하는 대통령의 자세는 한없이 낮아야겠지만요. 타국에서 대통령을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반가움은 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 대통령이 먼저 동포에게 다가가는 모습, 그런 대통령을 응원하는 동포의 모습, 참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문 대통령과 교포의 훈훈한 만남, 쭉~ 봤으면 좋겠네요(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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