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른미래당, 내분 최고조…'분당' 도장 찍나
입력: 2019.09.28 00:00 / 수정: 2019.09.28 00:00
바른미래당 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분당 수순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는 손학규(왼쪽)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바른미래당 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분당 수순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는 손학규(왼쪽)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불편한 심기 드러낸 손학규 "그럼 이게 해당행위 아니에요?"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내홍이 최고위와 긴급 의원총회의 동시 개최로 최고조에 달하면서 분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이례적으로 당 최고위원회의와 동시에 의총을 개최한 데 대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27일 오전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같은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하나는 손 대표가 주재하는 당 최고위 회의, 다른 하나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다. 두 회의는 구성원부터 완전히 갈라진 당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최고위 회의엔 손 대표를 비롯해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의원이 배석했다. 의원총회엔 오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 이동섭·하태경·이태규·유의동·김수민·신용현·지상욱·김삼화·정병국·정운천·이혜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바른미래당은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로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당 소속 의원 15명은 '직무정지 6개월'이라는 당 윤리위 결정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손 대표의 '추석 10% 지지율 미달 시 사퇴'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 측도 완강한 입장이다. 그는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을 향해 "돕지 않고 무슨 약속을 요구할 권리가 있나. 당 대표 되고 나서 한 번이라도 도왔어야 한다"며 "내가 10% 지지율이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한 건 혁신위를 구성해서 함께 당을 일으키자, 그래도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말"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당권파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서도 손 대표는 "그런 생각도 할 것"이라며 "그러나 합당정신을 봐야 한다. '내가 어디 가서 의원 될까, 어떻게 하면 공천을 받을까 그것만 생각하면 일반 정치의 모습의 아니다. 우리 바미당으로 새로운 길을 추구해왔던 정도의 길을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긴급 의총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새 지도체제'를 언급하면서 분당설에 무게가 가기도 했다. 지상욱 의원은 "조국과 손학규,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고 또 정치인으로서 리더십도 없고 국민도 없다. 당원도 없다. 오로지 본인의 정치적 이득만 있는 분"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오늘 이렇게 우리가 모인 이것을 계기로 창당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바른미래당의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여러분들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신당 창당 혹은 분당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의 모임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져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창당 정신을 당내에 구현하기 위해서 개혁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그런 모임들을 자주 갖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내주) 월요일부터 그런 모임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지 의원 발언에 대한 의미를 묻자 "제가 말한 취지와 언어가 달랐던 것으로 본다"며 "지금 당의 비상상황 속에서 통합·창당 정신을 모아서 모임을 지속하기로 했으니 첫 걸음의 의미를 갖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가 곧바로 신당 창당 혹은 탈당 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중로 의원, 오 원내대표, 이혜훈 의원./남윤호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가 곧바로 신당 창당 혹은 탈당 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중로 의원, 오 원내대표, 이혜훈 의원./남윤호 기자

이를 두고 실제 탈당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 "당장 탈당이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권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정감사 전에 탈당할 것 같진 않다"며 "다만 서로를 흠집내고, 상처주는 상황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이날 긴급 의총을 최고위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로 보고 상당히 격분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정치는 정치로 풀면 되는데 궤도를 벗어난 것 같다. 백 번 그렇게 해도 손 대표를 퇴진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긴급 의총을 연 원내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에 대해선 "그 정도까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비당권파 측에서도 아직까지 의원들의 의중이 확실하진 않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일부 탈당한 한국당 의원들을 통해 탈당 보도가 나오긴 하지만 아직까지 상황을 예측하긴 힘들다"며 "앞으로도 최고위와 같은 시간에 모임을 갖기로 한 지금 상황이 국감 동안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총선 준비에 당장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은 내분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천 등을 두고 불안감이 제기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국감 기간에도 당내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원들의 단체 행동이 추가로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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