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당권파 vs 비당권파 '동시에 다른 회의'…내분 격화
입력: 2019.09.27 11:26 / 수정: 2019.09.27 11:26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와 같은 시간에 긴급 의총을 열고 당내 문제를 비판했다. 지난 6월20일 국회에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오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와 같은 시간에 긴급 의총을 열고 당내 문제를 비판했다. 지난 6월20일 국회에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오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손학규 "해당행위, 정치 금도 지켜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27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 회의와 긴급 의원총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당내 갈등 상황을 재현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의원 13명은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정기 최고위원회가 열린 이날 같은 시간에 긴급 의총을 열고 손 대표의 '추석 지지율 10% 미달성시 사퇴'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손 대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태규 의원은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정치 정세가 급격하게 변하고 새로운 흐름을 요구하는 개연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도 우리 당은 지도체제의 무능과 욕심으로 어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논의와 구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거짓말하는 사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사람, 우리는 그러한 이유로 조국 장관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 당은 무엇이 다른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병국 의원은 "지금 제3정치를 꿈꾸는 바른미래당의 당원과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서 좌절하고 있다. 바로 손학규 대표 때문"이라며 "손 대표께서는 자신의 사퇴약속을 번복하는 거짓과 대안정치를 핑계로 알량한 권력을 쥐겠다는 위선, 그리고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으로 마지막 남은 제3정치의 가능성까지를 짓밟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시라"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이런 당 대표는 없었다. 정치는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신뢰,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이제 손학규 대표체제의 종식을 선언할 때이다. 손 대표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명예퇴진의 마지막 기회마저 져버리면서 스스로 괴물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우리의 할 일을 해야한다. 더 이상 사당화 된 당권에 얽매이지 말자. 국민의 요구와 정책적 수요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상욱 의원은 "한마디로 조국과 손학규 똑같은 사람들이다.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고 또 정치인으로서 리더십도 없고 국민도 없다. 당원도 없다. 오로지 본인의 정치적 이득만 있는 분"이라며 "이제는 오늘 이렇게 우리가 모인 이것을 계기로 창당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바른미래당의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여러분들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비당권파 의원들의 의총을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손 대표가 8월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비당권파 의원들의 의총을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손 대표가 8월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손 대표는 이러한 의원들의 긴급 의총을 "해당행위"로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다. 최고위 직후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에서도 금도를 지키는 것이 맞다. 이 사태를 이렇게 쉽게 보진 않는다"며 "결코 당을 위한 행동이라고 보지 않고, 분명하게 당과 대표와 최고위를 부정하는 일이다. 이걸 위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해당행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럼 이게 해당행위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실상 손 대표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는 '추석 10% 지지율 미달성시 사퇴'를 두고 반격에 나섰다. 그는 "(비당권파가) 돕지 않고 무슨 약속을 요구할 권리가 있느냐"며 "당 대표 되고 한 번이라도 도왔어야 한다. 돕고 나서 안 됐을 때 (사퇴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원의 탈당설을 두고서 손 대표는 "그런 생각도 할 거다. 지금 나가서 뭘 할까 그런 고민도 있을 거다"라며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창당해서 중도개혁으로 세계를 열겠다는 창당정신을 봐야 한다. '내가 어딜 가서 의원이 될까, 어떻게 하면 공천받을까 그것만 생각하면 일반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 바른미래당으로 새로운 길을 추구해왔던 정도의 길을 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후 비당권파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의총을 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장 다음 주 열리는 의총도 역시 최고위와 동일한 시간대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 체제로 당 미래비전들을 찾기 어렵다. 이제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 속에서 의원들이 적극 나서서 우리가 작년 통합하며 창당했던 정신을 당내에 구현하기 위해서 개혁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모임들을 자주 갖는 게 바람직하단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오 원내대표는 "오늘 중이라도 뜻을 같이하는 정당들과 같이 제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 처리하게 돼 있다. 오늘 제출하면 월요일에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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