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조용히 수사하라고 전달했다"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회동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는 모습. /남윤호 기자

청와대 외압…?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비판

[더팩트｜문혜현 기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26일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놓고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수사해도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고 언급해 외압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수석은 이날 오후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에 참석해 '대통령의 경제 투어로 본 지역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압수수색을 지적한 것으로, 강 수석은 "검찰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회담을 하는 시간에 우리가 보았던 그런 일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대한민국의 구성원이고 공무원이라면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는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강 수석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 어떤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했느냐'는 물음에 "알아서 생각하시라"고만 답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강 수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검찰에 직간접적으로 다양하게 전달했다는 것은 당시에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과 당에서 쏟아졌던 다양한 발언을 말한 거다. 검찰 관계자 중 저한테 직간접적으로 연락 받은 분이 있다면 손!"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의 관련 발언으로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이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전에 동양대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이 시작됐을 때도 "검찰이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23일 있었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특히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바로 앞둔 시점이었다. 강 수석은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한미 회담과 유엔총회에서 던져질 '중요하고도 진전된 한반도 구상'에 대해 트럼프와 국제사회의 큰 호응이 있길 두손 모아 기원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