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트럼프, 탄핵 위기…北 비핵화 빨간불?
입력: 2019.09.27 05:00 / 수정: 2019.09.27 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으면서 북미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방한 당시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고 있는 모습. /오산=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으면서 북미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방한 당시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고 있는 모습. /오산=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 "북한 문제 美 국내정치 영향 적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미국 민주당이 24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를 착수하기로 하면서 북미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핵국면'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지만, 현재 순풍이 부는 북미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가 북핵 협상의 위기라는 분석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으로 갈리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 기업 이사로 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을 조사해달라고 압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현재 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이다. 이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조사를 착수하기로 발표했다.

하루 뒤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음성파일이 아닌 녹취를 재구성한 서면문서를 공개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상원이 공화당 다수로 채워져 사실상 탄핵은 어려워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차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 당시. /AP/뉴시스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 당시. /AP/뉴시스

먼저, '북미협상'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회담에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연방의회 '러시아스캔들'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자, 국내정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북미회담을 결렬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빅딜'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내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회담을 결렬시켰다는 것이다. 협상에 큰 틀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협상속도나 북측과의 협상 규모에서 이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탄핵국면이 심각해진다면 북한 측에서도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차기 행정부와의 합의를 노릴 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오히려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 극적인 타결을 보여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깜짝 만남 제의를 해 성사된 바 있다.

이처럼 상황 반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성과를 낸다던가,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해 함께 '햄버거'를 먹는 등의 퍼포먼스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서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초대했고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공약으로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탄핵국면이 북핵협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거라고 내다봤다. 뉴욕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의 모습. /AP.뉴시스
전문가들은 트럼프 탄핵국면이 북핵협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거라고 내다봤다. 뉴욕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의 모습. /AP.뉴시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국면이 북핵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미국의 정치 문명'의 저자 권용립 전 경성대학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트럼프 탄핵국면이 북핵협상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정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북핵협상에서 양보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것 같지만, 미국 관료 조직이 튼튼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며 "탄핵국면도 지금 막 시작됐기 때문에 1~2달 정도를 지켜봐야한다.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도 통화에서 "북핵문제가 미국정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던가, 북한을 공격하던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과의 실무협상 일정이 아직 잡혀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실제 탄핵보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 이슈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미 대선을 염두해 더 조심스럽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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