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트럼프 만나는 文, 한일 '중재' 언급할까
입력: 2019.09.23 05:00 / 수정: 2019.09.23 05:00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일 갈등의 중재를 요청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친교만찬에서 건배하는 한미 정상. /청와대 제공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일 갈등의 중재를 요청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친교만찬에서 건배하는 한미 정상. /청와대 제공

北비핵화·지소미아·방위비분담금 의제 주로 다룰 전망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긱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관계의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일 관계의 갈등을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가 딱히 없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재'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지난 7월 일본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된 양국 간 '경제 전쟁'은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물론 우리 정부는 외교적·통상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제안했지만 일본은 번번이 거절했다.

급기야 일본이 지난달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며,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까지도 양국은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두 나라의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모양새다. 일본은 우리 주력 산업의 핵심 소재를 콕 짚어 급소를 공격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이루는 등 '경제 독립' 기조를 세웠다. 또 우리 국민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자발적으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인 관광객 급감 등 실물경제 피해 등을 우려하는 자국 내 보도가 나왔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9일 중국, 미국인 등 관광객이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한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이나 관계 개선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두고도 대립하면서 양국 간 갈등의 심화 현상이 뚜렷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16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현장조사를 촉구했다. 일본의 오염수 처리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공론화하며 일본 정부를 압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일 양국은 무역 갈등을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서 처리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한일 양국은 무역 갈등을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서 처리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러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미국은 반기지 않는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고 상대하는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의 틀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뒤 지속적으로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 이유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정작 미국은 그간 두 동맹국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 한·일 갈등과 관련해 적극적 관여 의지를 밝히면서도 "어느 한쪽 편을 들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일 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미국의 원론적 입장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가시권에 들어온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한미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 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 그런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소미아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서도 깊이 있기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두 현안은 트럼프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불만을 표시해온 터라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시간이 짧을 경우 북한 비핵화 현안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유엔(UN)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26일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과 취임 후 9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폴란드, 덴마크, 호주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로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이나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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