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한승주 前 장관 "미국이 북미회담서 '북한 핵' 수용할 것"
입력: 2019.09.19 10:40 / 수정: 2019.09.19 10:40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이 북한 핵을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 세미나에서 한 전 장관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이 북한 핵을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 세미나에서 한 전 장관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한국 핵무장은 가능성 낮아…어떤 경우에도 없길"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이 향후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수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안보포럼이 주최한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 세미나에서 "빅딜(Big deal)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어서 그 안에 세 가지 스몰딜(Small deal)을 만들 수 있는데, 첫 단계에서 북한의 현재 핵 현상을 수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온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을 수용할 거라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에서 (왼쪽부터)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 최영진 전 주미대사, 이수혁 한국외교안보포럼 회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에서 (왼쪽부터)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 최영진 전 주미대사, 이수혁 한국외교안보포럼 회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한 전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파기하고 또, 플러스알파 시설을 두 세 곳 정도 보탤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면 북한이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받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번째 단계에 대해선 "지금 가지고 있는 시설들의 핵 물질을 좀 더 줄인다"고 설명했고, 세 번째 단계에서야 "최종 검증 및 완전해체를 언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도 이같은 큰 프레임 속에서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는 조항이 있었다"며 "상응조치인 경수로(미국과 북한 간의 합의문 이행을 위해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 사업)가 완성될 때 북한이 완전히 핵을 없앤다는 조항이었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 방안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맨 마지막 단계를 강조 할 것"이라며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 번째 단계를 강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2020년 선거 전에 북한 비핵화를 꼭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협상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전 장관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이기도 하고 북한으로서도 가능한 안"이라고 해석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에 한승주 전 외교부장관(뒤)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앞)이 참석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격변하는 동북아 지정학 속의 한미동맹과 그 진로'에 한승주 전 외교부장관(뒤)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앞)이 참석하고 있다. /국회=뉴시스

대담자로 참석한 최영진 전 주미대사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가 동북아의 핵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데, 우리 정부의 핵 보유 '카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장 결정을 할 것이라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약 일본에서 핵무장을 하게 된다면 상당한 압력이 오게 될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 유럽식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방식의 핵 공유 방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대사는 "핵을 지상에 배치하는 것이 아닌 항공기에 적재하는 방법"이라며 "우회적인 방법 또한 나오고 있지만 미국의 신뢰성 문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장관은 한국 핵무장에 대해 자신의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완벽한 대응책은 없지만 어떤 경우에도 핵 개발 결정이 없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된다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 한 전 장관은 주미대사로 내정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한·일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 관련 미국의 오해와 분노를 풀어야 한다"고 충고의 말도 전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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