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정은 '평양' 초청에 트럼프 '볼턴' 경질… 북미협상 훈풍?
입력: 2019.09.17 11:00 / 수정: 2019.09.17 11:00
현재 북미 관계가 순풍이다. 이에 북미협상이 탄력이 붙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AP.뉴시스
현재 북미 관계가 순풍이다. 이에 북미협상이 탄력이 붙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AP.뉴시스

전문가들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할 듯"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최근 북미 간 적극적인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소강 국면이었던 북미협상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했고, 북한은 지난 8월 말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북미 두 정상의 메시지가 실무협상으로 이뤄질 때 이야기이다.

지난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금까지 북미 실무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북미협상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정해놓으면서 '새로운 길'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언제든지 '자력갱생'의 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그러던 와중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회동이 이뤄지면서 북미 실무협상에 가속화가 붙는가 싶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북한이 우리측에 '9.19 군사합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면서 북미대화는 다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경질이 비건 대북특별정책대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는 볼턴 전 보좌관. /더팩트 DB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경질이 비건 대북특별정책대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는 볼턴 전 보좌관.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한미군사훈련 종료 이후인 8월 하순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될 거라고 내다봤다. 실제로는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 제1부상을 내밀면서 지난 9일 외무성 담화를 발표했다. 이 담화에서 최 제1부상은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실무협상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강하게 반대했던 볼턴 보좌관을 경질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사실상 포괄적인 비핵화가 아닌 단계적인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로 변한 것이다.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에 초청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향후 북미 간 소통을 통해 실무협상 관련 시기와 장소 등 구체사항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은 최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제안했고, 미국 측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밝게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전문가들은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전문가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연내 제3차 북미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느 때보다 환경조성이 잘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주목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전반적인 환경과 여건이 나쁘지 않다"며 "북미 간 2~3번 실무협상을 진행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내고 연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장 중요한 대목은 실무협상에 대해서 북미 양 정상이 합의한 것"이라며 "한미군사훈련도 끝이 났고,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도 확보했고, 협상팀도 구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해임돼 대화파인 비건 대북특별정책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또, 문 대통령도 다시 촉진자로서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통화에서 "연내 하반기에 (북미회담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우리 정부, 북한, 미국의 이해관계가 다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UN총회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상당히 적극적인 제스쳐를 취할 것"이라며 "이를 북미협상의 모멘텀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의 지원을 받는 해킹그룹 3곳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뒤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백악관에서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에 훈풍이 부는 북미관계에서 우위에 점하기 위해 이를 다양한 카드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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