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장관으로 靑에 간 조국, 왜 웃지 못했을까
입력: 2019.09.10 00:02 / 수정: 2019.09.10 00:02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웃으며 임명장을 건네는 것과 달리 조 수석의 표정은 무표정에 가깝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웃으며 임명장을 건네는 것과 달리 조 수석의 표정은 무표정에 가깝다. /청와대 제공

文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 曺 "사법개혁, 신속하고 확실히 하겠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친정'격인 청와대를 방문에도 웃지 못했다. 검찰 개혁의 막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감 때문인지, 숱한 의혹들에 휩싸이면서 본인과 가족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새 출발은 희망과 설렘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조 장관의 안색은 어두웠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신임 장관(급)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사선 무늬 넥타이 차림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다 지난 7월 26일 직에서 물러난 조 장관은 46일 만에 신임 장관으로 청와대를 찾은 것이다.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리허설이 열렸다. 조 장관은 양손을 다리 위에 올려놓고 무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봤다. 안내 멘트 중간중간 세 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거나 땀을 닦기도 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조 장관은 함께 임명장을 받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예행연습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전 '청와대 식구'들과 인사가 이어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조 장관을 보고 먼저 악수를 청했다. 조 장관은 허리를 굽혀 말없이 악수했다. 또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강기정 정무수석과도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주형철 경제보좌관과 김연명 사회수석도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조 장관을 반겼다. 조 장관은 다른 참모진들과 마찬가지로 악수를 나누면서도 별다른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일부 참모진이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 가끔 웃기도 했지만, 대체로 무표정이었다.

오후 1시 52분 신임 장관들은 수여식장이 열리는 충무실로 이동했다. 조 장관은 긴장은 조금 풀린 듯 보였지만 여전히 표정은 없었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신임 장관들 악수 나누며 인사할 때 조 장관도 살짝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이 입장한 뒤 신임 장관들에게 각각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별도로 웃거나 바라보지 않고 다른 장관들과 마찬가지로 정자세로 앞을 바라봤다. 다른 신임 장관들과도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촬영했다.

9일 청와대에서 신임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9일 청와대에서 신임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수여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장관 임명식 가운데 처음으로 생중계된 가운데 먼저 "이번에도 6명의 인사에 대해 국회로부터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한 채 임명하게 됐다"며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며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에둘러 심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조 후보자를 임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며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국민들의 넓은 이해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조 장관은 깍지 낀 손을 여러 차례 바꿨으며 고개를 숙이거나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연단에서 목례를 하고 신임 장관 7명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조 장관은 환담 자리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임명이 된 그 취지를 늘 마음에 새기겠다"며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해 왔던 사법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실시하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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