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내 아버지 국회의원" 음주운전 은폐 시도 의혹도 커져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8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래퍼 장용준 씨(노엘·19)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며 금품으로 사고를 무마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것과 관련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장 의원은) 책임있는 모습으로 국회의원직을 떠나, 부자 간에 진솔히 소통하며 남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꼬집었다. 이 부대변인은 장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 관련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관련 "장 의원이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비난했던 조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 유무나 봉사상과는 비교조차도 할 수 없다"며 "장 의원이 힐난했던 사항과는 죗값의 무게를 따질 수도 없는 일을 장 의원 아들이 벌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운전자 바꿔치기, 은폐 의혹 등과 관련해 "이번 일이 경찰조사에 의해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한 사건무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실이면 의원직 사퇴가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사건을 덮기 위한 피해자 회유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장 의원 아들의 피해자 회유 시도뿐만 아니라 장 의원이 직접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 및 무마시키려고 한 것은 아닌지, 사고 현장에 나타난 제 3자가 누구인지 경찰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적발된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은 7일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디고 뮤직' 홈페이지 갈무리 |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도 "성인이 된 아들의 무책임한 사고와 불합리한 처신을 아버지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지만 지난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집요하게 얘기했던 장 의원의 후보자 사퇴 얘기가 오버랩된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음주운전은 사회적 범죄이고 의도된 살인행위"라며 "장 의원도 아들이 기소되면 의원직을 사퇴할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 6일 오전 2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다. 당시 장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를 웃도는 수치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 씨가 사고 직후 운전자 바꿔치기, 은폐 시도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장 씨는 사고 직후 경찰관에게 자신이 아닌 제3자가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또 장 씨는 피해자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고 말하며 금품을 줄 테니 합의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장 의원은 장 씨의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자신의 사회관계망(SNS)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장 의원은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용준이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